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주민·유족 '공감' 필요

유가족 오토캠핑장 부지 선호
지역 동의 없으면 건립 어려워
희생자 기억되도록 설계돼야


안산시는 26일 호텔인터불고안산에서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센터장 고영훈)와 함께 '공동체 회복과 성장을 위한 세월호 참사극복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첫 주제 발표에 나선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유가족들의 신뢰회복, 공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추모사업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내년 7월 세월호 인양과 영결식을 고려하면 내년 말까지 추모공원 조성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유족들은 추모공원 부지로 안산 화랑유원지 오토캠핑장을 선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고 주민들이 납골시설 배치 장소에 대한 잠재적 우려도 있다"며 "추모공원 조성 문제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는 추모공원 조성 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족들은 주민들과 신뢰를 회복하면서 과제 중심의 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시민사회는 유족들의 정상생활 회복을 지원하고 갈등예방·해결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승기 미국 스튜디오 리베스킨드 소장은 9·11테러 희생자 추모공원과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사건) 추모공원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스튜디오 리베스킨드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 9·11테러 현장 부지에 마련된 추모공원을 설계한 건축소다.

민 소장은 "추모공원을 디자인할 때 희생자 가족의 추모·치유를 고려해야 한다"며 "각각의 희생자를 의미하고 대중의 추모와 함께 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오전 안산시 주관의 '안산국제심포지엄 2015'과 오후 경기도와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주관의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심포지엄 2015'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제종길 안산시장, 해외 참사 피해회복 전문가, 국내 전문가, 유가족,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는 일본의 지진 등 자연재해와 미국 9.11테러 등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세월호참사와 같은 슬픔과 아픔을 겪고 이를 치유하고 극복해 나간 해외 4개국과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해 참사극복 경험과 연구사례 등을 발표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4·16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위원회'를 구성, 안산 추모공원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