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경범죄 증가에도 일부 경찰서 한 달에 한 번도 안열려

경기지역에서 경미한 범죄에 연루된 청소년들의 대상으로 진행하는 '청소년 선도 심사위원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한해 형사 입건되는 10대가 2만명에 달했다.

25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형사 입건된 청소년은 2013년 2만980명, 2014년 1만9천224명, 올해 10월 기준 1만7천198명으로 연간 2만명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2월 자전거 절도나 차량털이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전담하는 생활범죄수사팀(생범팀)이 출범했으나 오히려 청소년 입건자 수는 증가했다.

경찰이 소년범의 죄질이 가벼운 청소년들을 범죄자로 양산하기보다 재범 방지 목적인 '교화'를 위해 2012년 도입한 청소년 선도 심사위원회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심사위는 10대들은 초범인 경우가 많고 피해자의 피해금액 등이 미미한 사례가 다수여서, 훈방이나 즉결처분(벌금 20만원 이하)으로 범죄전력을 남기지 않겠다는 취지로 각 경찰서가 운영한다.

그러나 대부분 경찰서는 청소년 선도 심사위가 한 달에 한 번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경기지역 41개 경찰서 가운데 올해 들어 매달 한 번 이상 심사위를 연 경찰서는단 3곳뿐이었다.

A경찰서의 경우 단 1번 열렸고, B·C경찰서는 2번 열리는데 그쳤다.

평균적으로는 경찰서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심사위가 열렸다.

한 번 열릴 때 보통 2∼3건의 사건이 심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다수 청소년은 심사위에 회부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선도 심사위 한 해 예산은 총 1억여원 정도로 매번 각 경찰서에 소속된 위원들의 참석수당을 지급하기에도 예산이 빠듯하다"며 "소년범이 늘어나고 있어 한 달에 최소 한 차례씩 심사위를 열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각 경찰 기능별 매뉴얼대로 입건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심사위와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