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들, 가치재창조·시장 공약 등 '증감' 저울질
▲ 25일 인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28회 인천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 홍순만 경제부시장이 지방체관리 보고의 건을 발표하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인천시의회가 26일부터 내년 예산안을 심의한다. 특히 이번 심의는 계속된 재정난으로 가용 예산이 '0원'이라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의원들은 가치 재창조·유정복 시장 공약·무상급식 등을 두고 삭감과 증액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시의회가 심의할 내년 시 예산안의 총 규모는 8조1922억원이다. 올해 당초 예산안보다 4276억원(5.5%) 늘었지만, 법정·의무적 경비의 규모가 4조5904억원에서 5조4630억원으로 무려 8726억원(19.1%) 증가해 여유 예산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윗돌(사업예산)을 빼서 아랫돌(다른 사업)에 받치는' 형태의 예산 심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의원 사이에서 삭감 대상으로 꼽히는 예산으로는 '가치 재창조' 분야의 몇몇 사업들이다.

시는 가치 재창조 선도사업으로 예산 15억원을 편성했다. 이 사업에는 영화 만들기 좋은도시 조성사업, 인천 대표음식 관광상품 개발, 초·중·고교 대상 체험학습 및 인천역사 알기 사업, 인천가치 공유를 위한 시민교육·문화사업 등이 속해있다. 문제는 아직 가치재창조 추진계획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상당수 사업이 중복 시행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한 의원은 "가치 재창조 사업을 하는 건 좋은데 아직 계획이 미정아니냐"며 "주제가 다를 뿐 비슷한 형태의 사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의 각종 공약 예산도 자칫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복지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형태로 예산심사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지 예산뿐만 아니라 공공요금 7종 중 4종이 단 1년 만에 모두 인상된 데 따른 후유증도 있을 전망이다.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은 여야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뜨거운 감자'다. 인천시교육청은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에 95억원을 편성했다. 반면 시는 무상급식 시행에 필요한 예산의 일부인 50억여원을 편성하지 않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은 시교육청 예산 삭감을, 야당 의원들은 시 예산 편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삭감되고 편성될지 아직 확실히 가늠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야별로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인천의 40여개 교육·노동·환경·여성단체도 24일 시민 1만명의 서명을 받은 중학교 무상급식 특별조례 제정과 내년 예산 수립 촉구 청원서를 시의회에 접수했다.

시민단체들은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에 더 이상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며 "시민 1만명이 청원을 제출하는 상황에서 다시는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사태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