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유동인구 5만이상 대비 1만7000명 그쳐"
남구, 사업 추진율 10% 남짓 … 이행부진 자체조사

인천 남구가 경인전철 제물포역에 급행열차가 설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지만, 당분간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급행열차 정차역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이용객 수인데, 제물포역은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낮은 이용객 수가 근본적인 문제인데, 남구 입장에선 당장 이를 늘릴 방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25일 남구에 따르면 올해까지 '경인전철 급행열차 제물포역 정차 사업' 추진율은 10% 남짓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장기' 사업으로 정했다고는 해도, 이행 수준이 부진하다는 자체 조사가 따른다.

지난 1월 남구는 '급행열차 제물포역 정차요청공문'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발송했다. 제196회 남구의회(임시회) 때에는 '제물포역 급행 정차역 지정을 위한 건의안'도 채택했다. 이 정도로는 사업 완성까지 10% 정도밖에 이루지 못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제물포역 급행열차 정차'는 박우섭 남구청장이 지난해 민선 6기 선거 때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이다.

지난 2009년 인천대학교 캠퍼스가 연수구 송도로 이전하고, 일부 고등학교가 연이어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시작된 제물포역 상권 침체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하지만 코레일은 급행열차 정차역 선정기준의 제1조건은 해당역을 이용하는 이용객 수라는 이유를 들며 요지부동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역들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적어도 5만 이상인데, 1만7000에 그치는 제물포역에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것은 다른 역과의 형평성 등을 놓고 볼 때 적절하지 않다"며 "제물포역에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앞으로 도화구역 재개발사업 등이 추진돼 이용 인구가 확대되면 급행열차 정차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내년에는 행정타운 건설, 대학교 신설, 주변상권 형성에 따른 이용자 증가 사유와 함께 주민 요청 사항을 첨부해 코레일 측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막연히 이용객 수가 늘어나기를 바랄 게 아니라 적극적인 지역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물포지하상가 한 상인은 "지난해 행정타운과 제물포스마트타운이 들어섰는데도 도시 자체가 슬럼화 돼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계속 줄고 있다"며 "급행열차 정차는 제물포역 주변 상권을 반전 시킬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주민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뜻을 내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