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역사를 바로잡아 인천의 정체성을 찾아내자는 의미 깊은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인천시 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위원회가 25일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연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는 어디인가?'가 그 것이다.

주최 측은 이날 '근대 개항을 앞두고 서구와 맺은 최초의 조약으로 이후 서국 각국과의 조약에 준거가 됐던 중요한 사건'이라며 '조약의 비중이나 장소의 정체성은 인천 지역의 오랜 과제로 체결 장소의 적확성과 조약의 본질을 규명하는 방향에서 인천시민과 담론하는 계기'라는 취지를 밝혔다.

주제에 맞게 이날 토론회에선 노영돈 인천대 교수가 서론 격인 '개항기 인천에서 체결된 조약들'에 관한 발표를 했고, 이어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를 자료를 통해 밝혀낸 김성수 관세청 감사담당관이 '해관문서에 나타난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체결 장소'란 주제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학술대회는 지난 2013년 본보의 특종으로 밝혀진 내용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당시까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는 화도진공원, 파라다이스호텔인천, 제3의 장소 등 모두 3곳으로 의견이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나 본보의 특종으로 인천시 중구 북성동 3가 8의 3 (구) 라파치아 웨딩홀 자리임을 밝혀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인천시 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위원회가 학술대회를 열게 됐고 사실상 비정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라파치아 웨딩홀 자리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라는 사실에 이견을 제기하는 참가자는 없었다. 인천 역사 전문 연구기관이 주최하고 인천의 대표적인 사학계 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견이 없었다는 얘기는 역사적 사실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번 학술대회가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로 보게 되는 이유다.

남은 과제는 이 장소를 정확히 비정해서 교과서를 비롯한 모든 공식적 자료에 실려 있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는 것이다. 또 충분한 논의를 통해 미래 우리가 취해야 할 외교전략을 생각하게 만드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외국인들이 찾게 만드는 역사문화 콘텐츠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뒤따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