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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증가 정책을 국가 시책으로 철저하게 기획하고 집행을 시작한 나라는 프랑스일 것이다. 18세기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유럽의 인구 대국이었다. 지금의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인구를 합해야 프랑스 인구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부터 프랑스 인구는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인접 국가들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었지만 프랑스 인구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와 인구가 감소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출산장려 정책을 구체화시키기 시작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했던 드골 대통령은 프랑스 인구가 최소한 1억 명은 되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여성가족부 라는 정부 부처를 신설해 출산 장려를 위한 세부대책을 세우도록 했으며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산부에 대한 국가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자녀 양육비를 국가 예산으로 보조했으며 탁아소를 충분히 만들어 일하는 여성들의 자녀를 국가가 돌보아 주도록 했다.

▶프랑스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교육시키면서 자녀를 낳고, 키우고, 교육시키는 과정에서 국가의 세심한 배려를 실감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자녀를 출산하면 외국인들에게까지도 아기용 기저귀나 분유가 제공되었고 탁아소에 무상으로 아이들을 맡길 수도 있었다.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족들에게는 「대가족 증명서」가 발급되는데 모든 교통 요금이 반값으로 할인되었다. 이 같은 인구 증가 정책으로 오늘날 프랑스 인구 증가율은 유럽의 수위를 점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5년간 강제적으로 집행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미 2년 전부터 부부가 모두 독자(獨子)인 경우 2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앞으로 닥칠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저출산이 고착되어 있어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초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6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출산 증가를 위해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전국의 광역시 중 가장 먼저 출산장려금 정책을 시행했던 인천이 재정난을 이유로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임산부들 보기가 민망하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