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엣가시' 축항조차장과 석탄화물열차
▲ 중구지역을 중심으로 구도심권 재생사업인 '개항창조도시'사업이 항동 인천항 인근에 위치한 축항조차장이 가로막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화물을 가득실은 화물열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석탄열차와 화물열차가 날림먼지를 날리며 수도권을 관통하기 직전 머무는 곳이 있다. 바로 인천 중구 항동 7가 1의 26 일대 14만㎡에 위치한 '축항조차장'이다.

하지만 이 주변은 앞으로 인천 원도심 재생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는 '내항재개발'과 '개항창조도시' 사업이 추진돼야 할 곳이다. 앞으로 인천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야 할 지역 '코 앞'에서 석탄열차가 머무는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다.

8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인천발전연구원이 작성한 '내항재개발 사업계획'과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사업구상안'을 확인한 결과, 축항조차장과 석탄·화물열차 노선이 사업 대상지역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일보 11월9일자 1·3면, 관련기사 3면>

축항조차장과 열차노선은 제1부두 북측에서 중부소방서~중부경찰서~파라다이스호텔을 지나 인천역까지 연결된다. 석탄열차는 이 노선을 지나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타고 인천과 서울 도심을 향해 달린다.

이 가운데 개항창조도시 사업에 영향을 주는 노선은 대략 도로를 따라 1㎞ 정도의 짧은 거리에 불과하다. 이 짧은 거리가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중구청, 아트플랫폼 등이 위치한 개항장거리과 인천 앞바다 수변공간까지의 공간을 정확히 반으로 갈라놓고 있다.


당장 축항조차장은 1·8부두에 대한 내항 재개발사업에 악재가 되고 있다. 정부와 시, 인천항만공사는 내항 1·8부두를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항 지역에는 개항광장, 개항키즈랜드, 선박박물관, 디지털 아쿠아리움, 교통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항만으로 꽉 막혀있던 인천 앞바다가 시민 앞에 열릴 예정이지만, 축항조차장과 노선이 남아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축항조차장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개항광장, 남측에는 개항키즈랜드, 남동쪽에는 인천세관 역사공원 건설을 앞에 두고 있다.

시와 정부, 국세청, 민간자본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투입해 건설할 공원과 유원지다. 하지만 이 옆으로 석탄·화물열차가 지나가거나, 도보로 이동할 공간을 축항조차장과 노선이 막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의 휴식 공간에 난데없이 석탄·화물열차가 운행하거나 정차하는 셈이다.

특히 축항조차장은 키즈랜드가 들어설 1부두의 토지 활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3월 내놓은 사업계획에 따르면 축항조차장 남측 1부두의 문화 및 집회시설 부지는 총 2만7507㎡. 수변공간을 따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길게 늘어선 형태의 땅이다.

축항조차장이 있다보니 면적도 좁은데다, 수변공간의 폭이 겨우 90m도 안 되는 곳이 있을 정도다. 해수부가 축항조차장을 피해서 계획을 세우다가 땅의 모양이 기형적으로 길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내항재개발과 개항창조도시 사업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선과 축항조차장을 제거하거나 다른 시설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조상운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노선과 축항조차장은 개항장과 수변공간을 단절시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 지역이 발전하려면 석탄부두 이전과 함께 노선과 축항조차장을 옮기거나 관광열차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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