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약속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그 사이에 시장 상인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상권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1995년 확장공사 이후 시설이 노후화되고 물류시설이 부족해 대형업체와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2012년 도매시장의 이전도 검토했으나 사업 타당성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와 결국 무산됐다. 급기야 시는 시설 현대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이 마저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에는 여의치 않다고 한다.

시는 2013년 추진한 재건축(리모델링) 지원사업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실패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한 시설현대화 추진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이 역시 사업 규모의 축소와 투입비용 축소 등 계획변경이 불가피 해 당초 목표했던 내년 착공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인들은 갈수록 장사는 안되고 있지만 그나마 시설이 좋아지면 손님이 많이 찾아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시설현대화는 시장 사람들의 염원이고 바람이다. 도매시장 일대에 약 16곳의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서면서 시설과 물량 측면에서 경쟁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번과 같이 약속했던 사항들이 계속 미뤄지면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질 분위기라고 한다.

수원시는 이같은 상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많은 난관에 부딪혀 애초 사업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으나 타당성 조사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결과 발표만 나오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이야기다.

시는 예측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내놓고 시민들이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사업을 하다보면 늦어질 수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변경해야만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다. 그런만큼 수원시는 상인들과 사업 진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생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