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오픈 테니스 최고의 행운 아이콘 '다리야 카사트키나
▲ 다리야 카사트키나.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가장 '행운아'는 누구일까.

여자단식 본선에 '러키 루저' 자격으로 출전한 다리야 카사트키나(133위·러시아)가 이번 대회 최고 행운아로 꼽힐 유력한 후보다.

올해 18살인 카사트키나는 여자단식 예선에 출전했으나 예선 결승에서 엘리자베타 쿨리츠코바(107위·러시아)에게 0대 2(2-6 4-6)로 져 탈락했다.

본선 진출에 실패한 카사트키나에게 희소식이 날아든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마리야 샤라포바(3위·러시아)가 다리 부상으로 기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예선 결승에서 패한 16명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에게 본선에 오를 수 있는 '러키 루저' 자격을 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카사트키나가 됐다.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처음 출전하게 된 카사트키나는 이때만 해도 주위의 시선을 별로 받지 못했다.

오히려 1회전에서 샤라포바를 만날 뻔했다가 카사트키나를 상대하게 된 다리야 가브릴로바(38위·호주)에게 대진운이 따르는 듯했다.

그러나 카사트키나는 1회전에서 가브릴로바를 2대 1(6-2 4-6 7-5)로 물리쳐 이변을 일으키더니 2회전에서 아나 콘저(79위·크로아티아)마저 2대 0(6-4 6-4)으로 따돌리고 32강에 진출했다.

US오픈 여자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본선 3회전에 오른 것은 1993년 마리아 호세 가이다노(아르헨티나) 이후 올해 카사트키나가 22년 만이다. 당시 가이다노는 4회전인 16강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단식 우승자 카사트키나는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코치로부터 본선에 나가게 됐다고 전해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며 "며칠 전에 나는 탈락했었는데 지금은 메이저 대회 3회전에 올라 있다"고 기뻐했다.

예선 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는 상금 1만5천 달러(약 1천700만원)를 주지만 본선 3회전에 오른 카사트키나는 여기서 지더라도 상금 12만 200달러(약 1억4천만원)를 받게 된다.

샤라포바의 기권이 카사트키나에게는 엄청난 행운으로 바뀐 셈이다.

불과 1년 전에는 세계 랭킹 637위였다가 현재 500계단 이상 순위를 끌어올린 카사트키나는 "라파엘 나달을 좋아하는데 그의 1회전 경기를 직접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3회전에서도 부담없이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카사트키나의 3회전 상대는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40위·프랑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