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돌보다 고향 못 가는 남편에 지역 요양병원 알선·등산화 선물

80대 노부부의 소원을 들어준 경찰관들이 있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용인서부경찰서 구성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는 권오성 경위와 최두영 경사.

경찰관들은 최근 기흥구 청덕동 일대를 문안순찰하던 중 사회복지사로부터 "10여년 전 아내가 녹내장으로 인한 1급 시각장애가 온 후 자식들과 연락이 끊긴 채 임대주택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80대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다.

보호자 없이는 식사조차 하기 어려운 자신 때문에 집 밖에도 쉽게 나가지 못하는 할아버지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할머니는 "남편 친구들이 팔순 기념으로 고향인 변산반도로 1박2일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자신 때문에 못가고 있다"며 "이번에 남편이 마음 편하게 친구들과 고향을 다녀올 수 있게 된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 놓았다.

경찰관들은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지역내 요양병원에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가까운 마북동에 있는 중앙요양병원에서 할아버지가 고향을 다녀오는 동안 할머니를 병원에서 보호해 주겠다고 흔쾌히 수락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할아버지가 여행을 출발하는 오전 순찰차로 할머니를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할아버지에게 편안한 여행되시라고 등산화까지 선물해 드렸다.

할머니는 "경찰관들이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까지 깊은 관심을 가져 줄지는 몰랐다"며 "잠시 동안이라도 남편이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돼 여한이 없다"며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중앙요양병원 김용일 원장도 "보람된 일을 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적극적 협조를 약속했다.


/용인=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