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치 재창조 … 제대로 된 區이름찾기 첫 발
인천 서쪽에 있는 '중구'와 '동구', 남쪽에 없는 '남구'. 더 이상 방위와는 무관한 구(區) 이름이 47년째 지속되고 있다. '인천 가치 재창조'의 첫 걸음으로 제대로 된 이름 찾기가 첫 발을 뗐다.
인천시는 방위 개념으로 붙여진 중구·동구·남구·서구 등에 대한 명칭 변경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1일 밝혔다. 남동구(南洞區)는 남촌면(南村面)과 조동면(鳥洞面)의 합성어지만 남동(南東)구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남동구마저도 방위개념의 명칭으로 오인받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방위지역 구 명칭은 1968년 1월1일부터 사용됐다. 당시 인천시청이 중부출장소에 있어 '중구'가 됐고, 이를 중심으로 동·남·북구가 탄생했다. 서구와 남동구는 1988년부터 쓰이기 시작됐다.
그러나 인천시청은 지난 1985년 남동구 구월동으로 옮겨졌고, 도시는 팽창했다.
1995년 인천광역시 탄생과 함께 연수구, 계양구, 강화군, 옹진군이 새로 '인천'이 됐다. 송도국제도시가 탄생했고, 청라는 물론 영종도는 거듭된 매립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설치됐다. 중구는 더 이상 인천 중심이 아니고, 동구는 인천의 동쪽이 아닌 서쪽에 있다. 남구는 인천 도심부로 방위가 재편됐다.
이 때문에 47년 전 방위개념은 현재로선 맞지 않고, 과거 행정편의주의에 따른 획일적 행정구역과 일제 잔재가 남은 방위개념의 구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받고 있다.
'인천 가치 재창조'를 화두로 인천 바로잡기 운동이 한창인 만큼 지역 정체성을 살리고, 각 구마다 문화와 역사성이 녹아난 명칭 변경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 동구는 인천 가장 서쪽에 있다. 서구를 지나야 동구를 간다는 모순이 존재한다. 각 지역에 맞는 구 명칭 변경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는 이를 기초로 지난 3월 인천발전연구원에 '인천시 행정구역 명칭 대안 연구'를 의뢰했다. 또 수 년째 각 지역에선 그에 맞는 명칭 변경 요구가 있었다.
동구에선 지난 7월 '구시대적 유물이다'며 명칭 변경에 나섰고, 남구 또한 인천의 출발점이란 역사성을 전면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 방위지역 명칭 중 '북구'는 지난 1995년 가장 먼저 '부평구'로 바뀌었다. 구 명칭을 바꾼다면 중구는 제물포구로, 동구는 화도·송현·송림구로, 서구는 연희·검단·서곶구로, 남구는 문학·미추(홀)구·문학구로, 남동구는 구월·논현구 등으로 하자는 의견도 상당하다.
구 명칭을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와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 지역별 진통은 불가피하지만 인천 가치 재창조가 지역의 화두인 만큼 이번이 최고 적기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인발연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역별 입장을 들어볼 계획"이라며 "동서남북 방위로 명칭이 확정된 어긋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 정체성에 맞는 구 명칭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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