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업 힘모아 'IBC센터 공동브랜드' 창조
167여개 社 규모·인지도 부족 따른 성장한계 극복안
제조시설융합·공동 물류창고 등 '경쟁력 강화' 장점
장동원 회장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새로운 도전"
▲ 지난 8월7일 열린 IBC센터 건립 사업 기공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공을 축하하며 첫 삽을 뜨고 있다.
▲ IBC센터 조감도
▲ 장동원 인천뷰티산업발전협의회장

인천시는 2050년까지 뷰티메카도시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오고 있다. 특히 뷰티산업은 인천의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다. 시는 이러한 뷰티산업 구조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7일 서구 가좌동 주안산업단지 내에 IBC센터(인천뷰티코스메틱센터) 기공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7층, 전체면적 3300㎡ 규모로 건립되며 1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건물 내부에는 CGMP(화장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과 물류창고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수 있는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센터는 인천지역의 6개의 화장품 제조관련 기업이 순수 민자 자본으로 추진해왔으며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IBC센터의 대략적인 운영방안에 대해 장동원 인천뷰티산업발전협의회장을 만나봤다.

▲IBC센터의 건립 취지는 무엇인가.

-인천에는 167여개의 화장품기업이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규모와 인지도가 크지 않아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러 기업들이 하나로 모여 공동브랜드를 만들자는 것이 IBC센터의 취지다.

IBC센터에는 총 6개의 화장품 기업과 1개의 팩토리업 기업이 모여 함께할 예정이다.

각 기업들은 기초, 색조, 기능성 등에 특화된 기술을 한데 모아 하나의 큰 중견기업 수준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원료식물재매 기술과 맞춤 화장품 연구, 피부진단, 중국위생허가 등을 담당하고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캄보디아, 베트남 등 외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청운대학교와 공동으로 2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연구진들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IBC센터는 제조시설융합, 공동 물류창고 운영, 직원관리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제조시설을 한군데로 모으면 기업별로 마련해놓은 시설이 3배가 되고, 효율이나 생산량 등을 늘리는 데 훤씬 유리하다.

원료구매도 한꺼번에 하면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다.

시설 확충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직원들에게는 기존 노후화된 시설보다 쾌적한 근로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IBC센터는 각 기업들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같이 공유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가령 어떤 기업의 경우 중국시장을 모르는데 동남아 시장만 안다거나, 동남아는 모르는데 중국에 특화된 경우 등이 다 같이 모여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각종 협의회를 만들어도 기업들이 각지에 떨어져있는 한 번 모여 협의하는 데 상당시간이 걸리곤 했다.
그러나 IBC센터는 같은 건물에서 실시간 회의가 가능하며 업무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다.

▲노하우 공개에 대한 우려는.

-처음에는 공동으로 제조한다는 것이 말이되느냐 혹은 노하우 아닌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마음만 맞추면 별 게 아니다.

사실 제조 기업의 노하우는 비슷한 수준이며 크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기술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공유 집적화라는 점을 보고 있다.

홀로 낙후돼 사느니 다함께 '윈-윈'하자는 전략이다.

인천에는 시설환경은 있는데 놀고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이러한 인적·물적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시설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나.

-센터는 협동조합을 만들으서 같이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건물 하나를 만들고 기업들이 입주하는 형태와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건물 설계부터 6개의 기업들의 요구사항과 시설이용 극대화 방안을 최대한 반영해 만들어진다.

지어놓고 입점시키는게 아니라 우리가 필요한 것을 직접 반영해서 설계하기 때문에 다른 공장을 짓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어간다. 설비에도 이중비용이 들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화장품 용기 회사가 2000평 규모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가 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 바이어들은 분야별 화장품을 찾기 위해 기업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을 뿐더러 용기를 보고 화장품 상담을 받거나 구매하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화장품 제조회사가 1000평 규모로 추가 입주하고 나면 이 지역에는 5000평 규모의 화장품 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아울러 청운대와는 화장품 박물관을 만들자는 안건을 진행중에 있다.

한 만화작가는 공동브랜드를 위해 스토리 작업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

혼자있을 때는 못하던 부분들이 가능해지는 것을 보면서 공동생산의 장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센터 내 추가 기업모집이 이뤄질 예정인지.

-제조업체가 한 장소에 모여있다는 점에서 센터 내 입주하고 싶어하는 유통기업들이 상당 수 있다.

국내 유통계에서는 정보공유가 엄청나게 빨리 이뤄질 것이기 ?문이다.

처음 인천시가 주관해서 인천지역 화장품 기업 20여군데를 모아놓고 본 사업을 제안했지만 당시 이해관계가 생기기도 했다.

임대사업만 하겠다. 사무실만 하겠다. 원료를 팔겠다 하던 사람들은 다 떠나고 6개의 업체만 남았다.

사업취지를 맞춰가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추가 기업 모집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IBC센터가 향후 선보일 화장품은 인천시의 화장품 브랜드 '어울'과는 어떻게 다른가.

-IBC센터에 참여한 각 업체들은 어울사업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어울은 인천시가 주최로 10~15개 업체들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브랜드다.
다시 말해 시가 콘셉트를 정해 위탁판매를 하는 것이다.

반면 IBC센터는 직접 콘셉트를 정하고 제조와 판매까지 직접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빠르다.

IBC센터는 최소 비용,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비용절감, 직원 효율, 부자재 단가 인하, 기계효율 등 장점이 상당하다.

시나 중소기업청, 기술보증재단 등 유관기관들도 이 사업이 성공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IBC센터는 영세하지만 우수한 기업들이 하나로 뭉쳐 중견기업 이상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사업모델이다.

이는 인천 유수 화장품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