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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한국학은 파리 7대학, 네덜란드의 라이덴 대학, 영국의 리드 대학과 독일의 뮌헨 대학이 중심이 되어 시작되었다. 한국어를 위시해 한국 역사와 문화를 교수하고 연구하는 것을 막연하게 한국학이라 부르고 있었는데 파리 7대학의 경우, 한국어와 역사를 전공한 교수들로 진용이 잘 짜여있어 유럽에서 손꼽히는 한국학 명문 대학이었다.

▶파리 7대학에 한국학 전공을 창설한 분은 이옥(1928~2001) 교수였다. 독립운동가로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인(1896~1979)씨의 아들로 파리에 정착한 이 옥 교수는 황무지와도 같았던 프랑스의 한국학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은 주인공이었다. 파리 특파원 시절, 파리 7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끝내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필자의 지도 교수였던 이옥 박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교육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옥 교수의 장자인 이준(50)씨를 처음 만났던 것은 그가 파리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그 후 이준씨는 법과대학을 거쳐 변호사가 되어 한국에서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금은 파리에 있는 다국적 로펌 존스데이에서 일하는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이었다. 업무 차 서울에 출장 왔던 이 준 변호사와 오랜만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그가 국제적인 변호사 활동과 함께 대단한 스포츠팬이 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준 변호사는 프랑스를 위시해 유럽 각지에서 벌어지는 축구와 럭비 등 각종 스포츠 경기를 틈나는 대로 현지에서 관람하는 열성 스포츠팬이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바쁜 업무일정에서도 동료 변호사와 함께 인천에 와서 수영 경기를 비롯해 축구 경기 등을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이준 변호사가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수여식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교육받고 프랑스 시민이 되었던 이준씨는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특별귀화제도를 알게 되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다국적 로펌에서 일하면서 한국사회의 성장에 계속 기여하고 싶다는 이준씨는 할아버지와 선친 이 옥에 걸친 3대의 가족사가 귀화를 이끌었다면서 국적 취득을 자랑스러워했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