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기 인천 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최근 도시농업공원이 여러 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도시의 대부분의 공원은 휴식공간, 자연을 즐기는 공간의 기능을 주로 하고 있다. 많은 도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으나 공원의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고 조성과 운영에도 시민들은 참여하지 않는다. 도시공원을 조성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비해 조성과 운영에 의사결정권은 소수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도시농업은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생산녹지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미국의 커뮤니티가든은 시민들의 참여로 운영되며 지역사회과 소통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활동은 물론 자원봉사, 채소나눔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도쿄의 한 공원은 기존에 농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논과 밭을 살린 공원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농업체험을 할 수 있는 도시농업공원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주제공원으로 '도시농업공원'과 공원시설로 '도시농업시설'이 추가되면서 법률에 기반한 도시농업공원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다. 이미 2011년 부평도시농업공원이 운영된데 이어 최근 부천여월농업공원 등 농사체험을 주로하는 공원들이 조성되고 운영되는 상황이다.

이런 도시농업공원은 그 성격상 운영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획된다. 단순히 농사를 짓는 공원이 아닌 시민들의 참여방식을 고려해서 설계되어야 한다. 도시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한 공동체텃밭, 교육과 체험을 위한 교육텃밭, 정서순화를 위한 치유텃밭, 시민들의 농사체험을 위한 농사체험프로그램, 정기적인 농사교육과 문화행사를 위한 시설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된 장기미집행도시공원의 일몰제 문제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지자체는 예산난으로 공원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성 이후에의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도시텃밭, 도시숲의 요소를 함께 적용하는 융복합적인 기능의 도시공원이 필요하고, 운영비의 재원도 참여하는 시민들이 부담하는 도시텃밭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 농업을 접할 수 있는 공원은 도시민들에게는 농사체험을 제공하고, 농업과 시민들의 접근을 가깝게 만들어 우리농업에 대한 친밀감도 높아지게 할 것이다. 도시텃밭의 새로운 공간이 확보될 것이고, 도시공원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가꾸는 공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김충기 인천 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