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지호 선장 원필재(51), 최봉혁(62), 김도균(52) 씨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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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필재 바라지호 선장 /사진제공=원필재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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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중인 중국인을 구조 중인 시흥팀 참가자들 /사진제공=원필재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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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후 시흥팀 바라지호 위에서 여유를 찾은 중국인(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제공=원필재 선장

요트를 이용, 한국에서 출발해 중국까지 가는 레이스를 펼치는 국제대회 시합 도중 참가자들이 공해상에서 표류하던 중국인을 극적으로 구조해 화제다.

지난 2일 경기도 전곡항에서 산동성 래주시 삼산도항까지 항해하는 '2015 화성컵 한중 오션레이스'에 참가 중이던 시흥팀 참가자 원필재(51·선장), 최봉혁(62), 김도균(52)씨는 서해공해상(북위 37도15분, 동경 123도51분)에서 조잡한 부유물에 의지해 표류하던 중국인 A(25)씨를 발견, 극적으로 구조했다.

항로 근처에 어장이 많아 그물을 피하고자 주변을 살피며 항해하던 일행은 멀리 누군가가 붉은 색 물체 위에서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무작정 다가갔다. 사람이 표류 중인 것을 확인한 시흥팀은 혼신의 힘을 다해 A씨를 구조, 요트 바라지호에 태운 뒤 음식을 주며 심신을 안정시켰다.

이어 시흥팀은 남은 항해를 이어가지 않고 A씨를 안전하게 중국에 인도하고자 구조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위해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시흥팀은 예상치 못한 돌풍을 만나 돛이 모두 찢기고 배를 지키는 과정에서 손에 화상을 입는 등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마침내 A씨를 무사히 돌려보냈다. 시흥팀은 구조과정에서 많이 망가진 요트를 위해에 정박시킨 채 결국 차를 이용해 애초 목적지인 삼산도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원 선장은 "구조 당시 A씨는 겁먹은 표정으로 갈증과 배고픔을 호소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를 안정시키려고 잘 다독였고 시간이 지나자 웃음을 되찾았다. 구조를 한 뒤 위해까지 가는 과정에서 위기도 있었지만 다 이겨내고 무사히 상황을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시흥팀이 다른 참가팀보다 뒤늦게 목적지에 도착한 이유를 파악하던 대회관계자에 의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알려졌다. 삼산도항에 도착한 시흥팀은 이미 이 소식을 전해들은 중국 래주시 관계자들로부터 감사 화환을 받았다. 당시 시상식장에 있던 중국 래주시, 청도시 관계자와 한국의 화성시, 김포시 관계자 등 150여명은 이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아울러 당시 시상식을 취재 중이던 중국 언론에 의해 당시 시흥팀의 구조 사실이 중국 내에 알려지게 됐다.

한 대회 참가자는 "많은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 시흥팀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는 데 그들이 표류 중이던 사람을 어렵게 구조해 무사히 중국쪽에 인계한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장에서 큰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흑룡강성 출신으로 알려진 A씨는 생계를 위해 중국 근해에서 가두리양식과 같은 바닷일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