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제안서 미제출 두고 인천시 내부 '실체' 의견 분분
공무원 "사업추진 판단위해" 개발업자와 美 출장

송도 6·8공구 엑스포시티 개발 사업 추진을 놓고 인천시 내부에서 찬반 여론이 뜨겁다. 이 와중에 시 고위공직자가 개발 업자와 함께 엑스포시티 관련,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시 공무원 4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떠났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출장에는 B 국장을 단장으로 팀장 3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일부터 6일까지 진행 중인 '라스베이거스 마켓 쇼' 참석을 목적으로 했다. 이 곳 월드마켓센터 사업이 송도 6·8공구의 대안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배국환 시 경제부시장은 월드마켓센터 설립자로 알려진 숀 샘슨(Shawn Samson)의 초청을 받아 임용빈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와 함께 라스베이거스 월드마켓센터를 다녀왔고, 이때부터 송도 6·8공구 엑스포시티 사업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송도 6·8공구에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가 벌인 '151층 인천타워' 사업을 대신해 엑스포시티가 출구전략이 됐다. 하지만 엑스포유니버스코리아는 송도 6·8공구 약 152만㎡ 부지에 엑스포시티 사업을 한다고 시에 의향을 밝혔지만 정작 사업제안서는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 내부에서는 엑스포시티 '실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시는 이번 미국 출장이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B 국장 일행의 미국 출장과 송도개발유한회사(NSIC,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포스코) 미국행도 겹쳤다.

시 A부서는 "모르는 일이다"고 발뺌하고 있지만, B부서는 "NSIC 2명과 함께 했다"고 확인해 줬다. 엑스포시티 개발에 NSIC도 한 몫 할 것이란 전망은 지난 1월 배 부시장 미국 방문길에 게일사가 동행하며 가능성이 커졌다.

또 "숀 샘슨이 초청해 미국 출장이 진행됐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시가 주체적으로 사업 파악을 하기에는 '개발 업자'와 '엑스포시티 관계자'가 함께 한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B 국장 일행의 체류비는 모두 시비로 충당됐다.

이용철 시 기획조정실장은 "NSIC는 월드마켓센터와 시의 연결고리일 뿐 사업 추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량 있는 세계적인 사업가가 나서서 6·8공구를 개발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