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취사·쓰레기 투기' 방문객 눈살 … 감시원 계도 강제권 없어 영업행위 속수무책
"열대야 때문에 안 그래도 짜증이 나는데 너무 무질서한 것 같네요."

지난 7월31일 오후 8시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아라천 시천가람터 인근.

무더운 여름밤 열대야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하나둘씩 아라뱃길에 몰려든다.

밤이 깊어지자 시천교 밑에는 길거리 포장마차 등 노점 10여곳이 환하게 불을 밝혔다.

노점상 옆 공터에는 텐트를 치고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꺼내 고기를 굽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소주병과 각종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서구 주민 김(37·여)모씨는 "더위를 식히려고 아이와 함께 나왔는데 각종 노점상과 굴러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놀러 나온 기분을 망쳤다"며 "술에 취해 고성방가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의 대표적 친수공간 중 하나인 경인아라뱃길이 여름철을 맞아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시 등에 확인한 결과 아라천은 지난 2012년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청운교에서 시천교, 계양대교까지 왕복 24㎞ 구간에서는 야영과 취사, 노점행위를 할 수 없다.

시는 지난 5월말부터 환경봉사자들로 구성된 명예하천감시원 45명을 임명해 야영·취사금지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상 단속이 되지 않는다.

감시원들에게 처벌 등 강제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감시원이 불법 야영객을 상대로 텐트 철수를 요구하거나 취사행위를 제지하면 '당신이 뭔데 참견을 하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시 관계자는 "아라뱃길에서의 불법 취사행위는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주말 밤만 되면 여전히 텐트족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 노점행위를 단속하는 수공과 구 관계자는 "시천교와 계양대교 남측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면서 어림잡아 30여개의 노점상이 성행 중"이라며 "올 여름에만 노점 포장마차 4곳을 고발조치했지만 과태료를 내고 또 다시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peter03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