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명근 K-water 시화지역본부장
▲ 노명근 K-water 시화지역본부장

부패는 한자어로 어원상 썩어서 무너지다(腐敗), 영어로는 '함께'(Cor)와 '파멸하다'(rupt)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패는 단지 한 개인만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사회, 더 나아가 한 국가의 정권도 몰락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아는 바이다. 최근 그리스가 겪고 있는 재정위기 상황도 이같은 부정부패에서 초래한 바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시대에서는 청렴(Integrity)이 국가브랜드 향상 및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요소로 사회적 자본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적으로도 국가청렴도 제고를 위한 반부패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는 1995년부터 매년 각국의 청렴정책 추진의 결과를 평가해 국가별 부패지수(CPI)와 순위를 발표 해 오고 있다.

2014년도 발표에 의하면, 덴마크 92점(1위), 뉴질랜드가 91점(2위)을 기록하였으며, 독일 79점(12위), 영국 78점(14위), 미국 74점(17위)로 대부분 서구권 국가들이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반면에,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폴이 84점(7위), 일본이 76점(15위), 홍콩 74점(17위)으로 그나마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는 55점으로 175개국 중 43위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OECD 회원국 34개국 중에서도 27위로 하위에 해당한다. 더욱 씁쓸한 것은 우리 나라는 1995년 조사이래로 10점 만점에 5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국가별 순위는 43위, 45위, 46위로 지속적으로 정체 및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10대국의 반열에서 들어섰으며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이라 자부하고, 더욱이 청렴과 검소함을 소중한 가치로 여겨온 우리의 전통을 생각해 볼 때 이와 같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것은 몹시 충격적이고,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최고의 가치로 '검소함과 청렴'을 꼽았다.

다산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침(外侵)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패로 민심이 돌아서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엄벌주의적 통치스타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은 "부패 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라고 하면서 강도 높은 부정부패 척결정책을 추진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서 청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OECD 뇌물방지협약(1999년), 유엔반부패협약(UNCAC, 2003년), G20 반부패 행동계획(2010년) 등 전세계적으로 서로 부패를 감시하고 공정경쟁을 추구하고 있어 부패로 인해 국제거래에서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경제성장도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부정부패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사회속에 만연 해 있는 탓에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가 저절로 그리고,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국가 청렴도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덴마크도 과거 17~18세기에는 부정부패가 심해 총리가 사형에 처해지는 사태까지 경험했으며, 가까운 홍콩에서는 70년대까지만 해도 공무원에 대한 뇌물수수가 관례화 됐고 심지어 경찰에 대한 뇌물수수는 제도화되기도 했다.

청렴은 국가의 흥망성쇠,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정작 그 변화를 만드는 것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그리고 나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K-water 시화지역본부는 시화MTV 건설사업, 송산그린시티 건설사업, 시화호 조력발전소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연간 4033억원, 202건 이상의 공사·용역·내자구매 및 보상 계약체결, 기성 및 준공검사를 처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직권남용, 청탁, 뇌물수수 등 부패를 방지해 공공기관으로서 깨끗하고 공정한 업무수행과 청렴도 향상을 위해 청렴서약 실천 선서, 청정리더 및 청렴윤리관리체 운영, 청렴교육 실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본부에서 실천하는 작은 부패방지, 청렴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들이 조직문화를 바꾸고, 잘못된 사회관행 개선과 부패척결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청렴해 지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가 경제선진국지위에 걸맞는 깨끗하고, 투명한 청렴문화를 자랑하는 나라가 되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명근 K-water 시화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