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중학교 체육관 개방 민원
학교측 "지역민 문화행사 적극 지원 … 학생 안전도 고려해야"

화성 동탄신도시에 지난 3월 개교한 A중학교에 대해 인근주민 배드민턴 동호회가 실내 체육시설을 개방해 달라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 학교측이 시설 개방을 놓고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학교측은 별도의 체육관시설도 아닌 복합건물의 구조적 특성 등을 감안해 완전개방은 어려운 실정이지만 지역민들이 진행하는 문화행사 등은 적극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37학급을 수용할 이 신축 학교는 현재 3학급만 입학해 3~5층 공간 대부분이 텅 비어 있다. 게다가 사면이 트인 구조여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어렵다.

일반인들이 학교를 통과해 이동하는 경우가 잦은데다 심지어 학교 건물 안까지 들어오는 바람에 교직원들조차 놀라는 일도 종종 있다.

생활체육동호회가 개방을 요구하는 공간도 별도 건물이 아니라 교사(校舍) 3층에 있는 다목적 강당이어서 학생 교육과 안전 때문에 개방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학교는 이에 따라 자체 학교시설의 개방 및 사용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 운동장은 평일 방과후와 주말에 개방하되 다목적 강당은 지역주민 문화행사 이외에는 외부 체육활동 목적으로는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A중학교 교장은 "국민 세금으로 지은 학교를 지역사회에 개방해야 한다고 하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 교육과 안전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시설 개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지난 22일 열린 교육장 회의를 통해 각급학교에 전달했다.

학생 교육활동, 시설 관리, 교육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지역주민이나 각종 단체에 교육시설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라는 내용이다.

개방 시간과 범위는 학교실정에 따라 학교장이 결정한다.

그러나 이런 개방 원칙에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방과후 교육활동, 운동부 육성, 대학입시 준비, 자율학습 등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있고 안전사고에 따른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일 가능성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근 복합건축물 형태로 교실과 같은 건물에 설치된 다목적 강당의 경우 보안 문제로 개방 여부를 놓고 생활체육동호회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조기축구회 등에 운동장을 개방한 학교에서는 교내 음주와 흡연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일일이 감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외부인의 학교 출입에 대한 기준과 지침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어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화성 동탄 등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학생과 주민이 학교시설과 공공시설로 함께 사용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며 "교육시설의 지역사회 개방과 관련해 시설물 유지관리를 위해 지자체와 예산 확보 등에 관해 협력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