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곤 인천일보 백령도 통신원
▲ 홍남곤 인천일보 백령도 통신원

백령도의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무척 아름답고 눈이 부신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백령도는 6·25 전쟁이후 줄곧 긴장감이 감도는 섬이었으나, 백령도 주민들은 백령도를 등지지 않고 지금껏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살아왔다.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교통이 불편함은 물론 의료시설 또한 형편없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치과 치료를 한번 받으려면 몇번을 육지로 나가야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먼저 병원 문제를 살펴보면 70년대에도 웬만한 수술은 백령도에서도 실시해 성공했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오늘날 맹장 전조 증상만 보이더라도 무조건 육지병원으로 후송을 권유할 뿐 아니라 뼈가 골절 되어도 육지병원으로 나가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 이게 무슨 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다음은 교통편의 문제이다. 60년 말부터 백령도 선편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옹진통운 사업소란 해운관련 부서를 두고 옹진군청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주민들은 그 시대에 맞는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나 80년대 중반부터 시장 논리를 적용해 정부에선 손을 떼고 개인선사에 운항권을 줌으로써 경제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낙도 주민들의 편익은 무시되고 선사들의 이익만이 우선시되는 행태가 이어졌다. 그후 세월호 사건 이후 한 선사가 퇴출되고 여객선 입출항 규정이 엄격히 적용되며 선사들은 결항이 잦아지고 수지가 맞지 않는 관계로 백령항로 운항을 사실상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나마 1개 선사는 대체 선박까지 투입하며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지만 휴가 성수기가 다가오는 지금 특단의 조치가 분명히 필요한 시기이다.

물문제 또한 예견된 재앙이다. 20여년전 큰 돈을 투자해 식수를 모으는 소규모 댐과 상수도 급수 시설을 백령도 면적에 반을 완료했으나, 투자한 금전적 시간적 투자에 비하면 절반의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제한급수가 이루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그 뿐인가. 교육은 하루하루 점점 퇴보하고 어민들의 조업은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및 어구훼손 남북 긴장으로 인한 조업일수의 축소돼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백령도에서 최고의 특산품인 까나리 젓국도 소금의 질저하로 언제까지 그 명맥이 이어질지 의문이다.

하루를 자고나면 뭔가 발전되고 향상되는 세상을 우리 백령도 주민과 백령도를 사랑하는 모든 이의 소망인데 점점 뒤로 가는 백령도의 오늘의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의견을 모으고 백령도가 뒤로 가는 모습을 돌려 세워야할 중요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위로 되는건 이번 가뭄에도 백령도 농토는 마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 옆으로 수리시설이 있어 가뭄에 효과를 보았고, 지하수관정이 풍부하여 농심은 각박하지 않았다. 그리고 노후주택 개량사업으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수 있게 되어 흡족해 하시는 모습에 위안을 찾아본다.

각 동네별로 어르신들의 휴식 및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도 거의 갖추어져 사계절 동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주민들은 행복하다. 백령도주민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사람도 쉬지 않고 개미처럼 일을 하므로 이 또한 즐거움이다. /홍남곤 인천일보 백령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