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에 있어서 사진은 주로 자연 경관이나 인문 경관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유용하게 활용됐다. 사진을 통해 경관의 위치와 형성 과정, 특징 등을 확인하고 인간과 환경 간의 관계까지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IT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포털이나 지도 사이트에서 가변 축척의 항공사진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표 공간에 펼쳐진 사상들은 사진의 축척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며, 그에 따라 우리에게 전달되는 의미도 달라진다. 쉽게 줌인, 줌아웃이 가능한 항공사진 이미지가 제공된다는 것은 이러한 스케일에 따른 공간 현상의 다층적 의미를 별다른 기술 없이 스스로 확인해 보고, 구현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단일 축척 인화본 항공사진에서 발견할 수 없던 공간 패턴을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항공사진을 담은 사진집 <하늘에서 읽는 대한민국>은 공간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을 다룬 공간 해설서다. 이 책은 지리학 전문가들이 각 항공사진 이미지 공간 속에 숨어 있는 가설을 구성하고 이를 검정하고 그 결과를 알리려는 시도이다. 또 그런 과정을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손일·김다원·김성환·윤경철 지음, 푸른길, 232쪽, 3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