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공정 반박 논리

위치 논란이 있었던 위만조선의 수도 왕험성이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반박할 논리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속 해양전략 전문가 박성용 박사와 융합고고학과 BK21+박사과정 이인숙씨는 정치외교학과 남창희 교수와 2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동북공정은 2002년 중국이 시작한 대규모 연구프로젝트로, 한국의 역사 형성 과정을 부인하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으며 한국 고대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에 기반한 기존 통설에 의하면 기원전 108년 한무제는 원정군을 파견해 우거의 위만조선을 정벌하고 같은 지역에 한사군을 설치했는데, 그 위치가 한반도 북한이라는 것이다.

인하대 연구팀은 중국측 논리의 모순을 들어 한반도 북부에 대한 중국의 역사 연고권이 허위임을 입증했다.

우선 연구팀은 중국이 한나라 원정 수군이 산동성 북쪽에서 발해를 통해 한반도 평양에 상륙한 뒤 왕험성을 공격했다고 주장하지만, 한반도 평양은 중국의 동해를 건너야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 경로상 헛점이 있다고 밝혔다. 3층 누각이 있는 배 역시 도양 항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나라 원정의 목표가 넓은 바다를 지나야만 하는 한반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한나라 수군이 바다를 건너 대동강에 상륙했다 하더라도 대동강 하구와 상류 모두 기술적으로 상륙이 부적합하며 왕험성이 한반도에 위치했다면, 한나라 육군 5만이 중국 하북성에서 한반도까지 행군하는 동안 총 8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등의 논거를 댔다. 이들 강을 건너는 동안 위만조선군의 저항이 단 한번밖에 없었다는 기록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나라 육군의 출발지와 한반도의 거리는 약 1300㎞인데 이를 원정했다는 것도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논문은 군사학 분야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국방대학교 발간 등재학술지 '국방연구' 여름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논문으로 인해 동북아 국제관계와 국내 사학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노지영 인턴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