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1970년 인구통계를 작성 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여성인구수가 남성인구수를 추월했다고 한다. 이는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인구 또한 여성의 비중 또한 변화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직 대중문화 속에 드러나는 여성의 이미지는 고정적이다.

지난 달 초, 필자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관람했다. 영화<매드맥스>는 1979년에 처음 개봉되었고 이후, 1981년에 속편이 나왔다. 1985년에 매드맥스 3편이 나왔고 올해 30년 만에 매드맥스 4편이 나온 것이다. 1편부터 4편 모두가 호주 출생의 조지밀러 감독에 의해서 연출되었다. 그는 30대 초반에 SF영화 매드맥스 첫 편을 연출하였고 이 후 영화 <로렌조 오일>(1992), 꼬마돼지 베이브(1995), 해피피트(2006)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연출하였다.

필자는 유년시절에 매드맥스 시리즈물을 다 봤기에 이번 신작 매드맥스 영화 관람은 필연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나도 모르게 전작들과 이번 영화를 비교 분석 하였다. 매드맥스 4는 전작들과 비슷한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점은 조지 밀러 감독이 여주인공 퓨리오사 (샤클리즈 테론 분)에게 많은 힘을 부여한 점이다.

통상적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여성은 생물학적 성에 의해 힘의 크기를 부여 받기에 남성보다 힘이 약한 존재로 묘사되곤 했다. 일반적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여성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억압되어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인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최근 영화들에서는 이런 영화 속 여성 이미지들이 시대적인 영향으로 기존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은 대표적인 여성영화 <델마와 루이스>(1991)를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가정주부인 델마(지나 데이비스 분)는 권위적인 남편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주인공 웨이트리스 루이스 (수잔 서랜던 분)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의 욕망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가지게 되고 그들은 일상에서 탈출하여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은 첫 날부터 자신들의 계획과는 다르게 어긋나게 시작된다. 어느 술집에서 델마와 함께 춤을 추던 남자가 강간범으로 변하면서 짧은 여행의 계획은 돌아올 수 없는 긴 여정으로 변하게 된다.

델마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꺼냈던 루이스는 델마를 성추행하려던 남자가 자신에게 수치스러운 언어폭력을 가하자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그를 우발적으로 쏴버린다. 자신들의 상황을 아무도 믿어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그들은 경찰에 자수를 하지 않게 되고 일탈여행은 도주로 바뀌게 된다.

한편, 경찰은 델마와 루이스의 공동명의로 된 차량을 유력한 용의자 차량으로 파악하고 그녀들을 추적하게 된다.

이후, 델마는 루이스가 맡겨 놓은 돈을 도주 중 우연히 만난 제이디 (브레드피트 분)에게 도둑맞게 된다. 돈이 필요했던 델마는 슈퍼마켓을 털게 되면서 억압된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게 되고 점점 대담한 행동들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한편, 델마와 루이스를 쫓던 경찰은 그녀들이 타고 있는 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랜드 캐넌의 벼랑 앞에서 대치하게 된다. 뒤에는 경찰, 앞에는 절벽이라는 극한 상황에 놓인 델마와 루이스는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면서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며 전속력으로 차를 절벽으로 향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남성과 여성이 영화 속 어떤 모습으로 재현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로드 무비이자 버디 무비인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지만 실제적으로는 가부장제의 사회에서 여성의 탈출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해준다. 일반적으로 페미니즘은 여성을 억압하는 자본주의 또는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실천과 담론을 일컫는 용어이다.

영화에서의 페미니즘은 영화 내에서 여성이 어떻게 남성 중심적인 시선으로 묘사되어 지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극 전반에 걸쳐 가부장제 사회에서 힘을 가진 남성과 성적 기호로 대변되는 여성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를 여성영화의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 역할과 이미지를 더 이상 고정적인 것이 아닌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줬다는 점이다.

인간은 문화에 의하여 쉽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배경에 의하여 우리의 문화가 결정되는 것이다. 결국 대중문화 속 콘텐츠는 그 나라의 문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제작 하는 사람은 사명감을 가지고 왜곡되지 않은 자신의 철학과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