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인해 관광업계는 물론, 공연단체가 치명적인 손실을 보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극심한 빈곤층이 많아 다른 어떤 분야에 비해서도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인천 남동을) 국회의원이 한국공연관광협회로부터 제출받은 공연관광업계 피해현황조사에 따르면 2015년 1월~5월 월평균 10만 명에 이르던 공연관광객은 메르스 사태 이후 20%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부 공연은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달 말까지 예상되는 피해액은 무려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문체부가 중소관광업체를 대상으로 메르스 사태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특별융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대상이 관광 진흥법에 명시된 17개 업종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공연관광업에 대한 지원대책은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연단체의 어려움은 공연을 하는 기획사 뿐 아니라 소속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연극배우 김운하씨가 자신이 사는 고시원에서 숨진 지 5일 만에 발견된 것은 극심한 생활고 때문이었다.

앞서 최고은 작가가 경기도 안양의 한 월세 집에서 지병과 생활고에 32세란 나이로 요절을 한 사건도 있었다. 김운하씨는 대학시절 격투기와 권투선수를 할 정도로 건강했으며, 최고은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나와 단편 '격정 소나타' 작가 겸 감독을 맡아 호평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도 유망한 젊은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엔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해 한달 몇 십만원도 벌지 못한 공연예술관계자들이 수두룩하다. 시쳇말로 '잘 나가는' 사람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며 그들은 '스타시스템'에 선택된 극소수 인원일 뿐이다.

정부가 '문화융성'을 외치고 있지만 현장은 그 반대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문화융성은 외쳐서만 될 것이 아니라 반드시 경제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가능한 것이다. 공연관광업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