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감독의 장편 데뷔작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수학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소년 네이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네이든>이 영화공간주안에서 상영된다.

영화 속 주인공 네이든(아사 버터필드)은 자폐 증세를 보이는 수학천재. 세상 모든 것을 수학 공식으로 이해하는 특별한 아이 네이든은 세상과는 벽을 쌓은 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번번이 애를 먹는다. 하지만 어느 날 네이든과 아버지가 함께 탄 차가 끔찍한 교통사고에 휘말리고 이 사고로 네이든에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했던 존재였던 아버지가 사망한다.

홀로 네이든을 교육하기 벅찼던 어머니 줄리(샐리 호킨스)는 아들과 함께 중학교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과거 수학천재였지만 지금은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과 술에 찌든 험프리스(라프 스팰) 선생을 만난다. 그들의 애정어린 지도로 네이든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영국대표로 선발되기에 이르고 그 곳에서 수학 공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합숙훈련에서 벌어지는 네이든의 사랑이야기를 다뤄냈다. 모든 것을 수학으로 분출하는 한 수학 천재의 성장통 극복기를 제법 아름답고 가슴 벅차게 그려낸다. 감독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종잡을 수 없는 한 소년의 예기치 못한 첫사랑을 잔잔하면서도 현실성 있게 묘사했다.

오로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목표였던 네이든이 장메이를 만나 조금씩 변하면서 자신이 답을 찾아야 하는 진짜 문제가 수학이 아닌 다른 것임을 깨닫는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모건 매튜스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영화는 다큐멘터리 감독 특유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