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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시리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팬들의 올 시즌 바람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SK가 연패 행진을 하며 순식간에 4위까지 밀려나자 단단히 화가 났다.

팬들도 팀이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안다. 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선수들한테서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로 요약된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둔 지난 26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주장 조동화(34)에게 팬들의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

조동화의 첫 반응은 "그럴 리가 있나요. 성의없이 경기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선수들 모두 승리가 간절합니다"였다.

그는 연패에 빠졌다고 분위기가 '다운'돼 있지는 않다고 했다. "우리끼리는 웃고 장난도 쳐요"라고 했다.

사실 그런 모습이 SK 골수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측면이 있다.

조동화는 "집에서 TV로나 야구장에 오셔서 보시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건 긴장감을 풀어서 더 좋은 시합을 하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웃고 떠드는 가운데서도 선수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주전급 선수들이 항상 잘할 수는 없잖아요.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어린 선수들은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주전 자리를 빼앗아야 합니다. 주전은 자리를 지켜야 되고요."

조동화에게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의 주장 신명철(37)의 최근 행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한화 이글스가 케이티와의 경기에서 6-1로 앞서던 9회에 도루를 하고 투수를 여러 차례 교체하자 신명철은 욕설을 섞어가며 항의했다.

신명철은 이후 '우리 선수들이 독기를 갖게 하려고 그랬다'고 해명했고,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바로 다음날 케이티는 한화를 상대로 창단 이래 최다 득점으로 승리(13-4)했다.

조동화는 "어린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도 주장으로서 때로는 다독이고, 때로는 채찍질을 한다. 나뿐만 아니라 박진만, 이재영, 박정권, 박재상, 정상호도 고참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올해 SK의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하려고 야구 하는 거예요. 몇 년간 집에서 한국시리즈 보니까 짜증 나더라고요."
28일 현재 SK는 25승20패(승률 0.556)로 4위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3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것이 SK 선수와 팬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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