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단체 방문 … 결제·통역 등 곳곳 잡음
▲ 지난 23일 인천 부평지하상가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 화장품 가게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인천 부평지하상가에 중국인 관광객 유커 수백명이 찾았으나 상인 등이 준비가 미흡해 혼란이 일어났다.
지난 2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중국인 여행객 700여명이 17대의 관광버스를 나눠 타고, 지하상가를 단체로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크루즈 선인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를 타고 송도 신항으로 입항했다. 서울에 들려 청와대 관광과 면세점 쇼핑을 마친 뒤 부평지하상가를 찾았다.

하지만 상인과 부평구, 지하도상가연합회 등의 준비가 미흡해 곳곳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이날 40대 남성 중국인 관광객은 의류 매장에서 13만원 어치의 청바지와 티셔츠를 사기 위해 은련 카드를 내밀었지만 상인은 어쩔 줄 몰라했다.

유커는 "은련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냐", "카드로 결제를 하면 원화로 적용이 되냐, 위안으로 적용이 되냐" 등을 물었다.

상인은 자원봉사자의 통역을 통해 질문을 듣고도, 은련카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난감해했다. 결국 유커는 상인과 10여분 간 진땀 빼는 대화를 거친 끝에 간이 환전소를 통해 환전해 현금으로 살 수 밖에 없었다.

상인 A(32)씨는 "은련카드 단말기를 몇 년 전 설치했지만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오지 않아 쓰지 않고 있었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온다고 했지만 크게 쓰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직원들한테도 결제 방법 등에 대해서 따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어 소통에도 문제를 겪었다.

부평구에서는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 30여 명을 지하상가 곳곳에 배치하고, 지하상가연합회 측은 상인들에게 간단한 화폐 환산표를 나눠줬다. 하지만 관광객 수 대비 통역 자원봉사자가 부족한데다 일부 자원봉사자는 중국어에 서툴러서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다.

관광객을 대신해 계산을 도왔던 한 자원봉사자는 거스름돈을 잘못 거슬러줘 관광객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화장품 가게에서는 평소에도 조선족 등을 고용했지만 대부분 상점에서는 간단한 중국어 회화가 적힌 종이에만 의존해야 해 난감해 했다.

이 밖에도 유커들은 과자류와 보온병 등을 찾은 반면 상점의 대부분은 화장품과 옷, 악세서류 등으로 구성돼 있어 대부분의 유커들이 빈 손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상품을 마련하고, 통역이 가능한 자원봉사자 확보 등을 통해 부족한 점을 앞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