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도시철도 2호선과 수인선의 잇따른 개통을 앞두고 역이름 선정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역이름은 해당 지역 거주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라 한번 결정되면 여간해서는 바꾸기가 여려워 애초부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내년 7월 개통 예정인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역이름이 오는 8월 확정된다.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는 내달 인천시의회에 역이름 보고와 역명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8월 27개 인천지하철 2호선 역이름을 확정할 계획이다. 27개 정거장가운데 기존 지하철 노선과 환승하는 검암·주안·인천시청역 등 3개역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 이름이 정해지는 역은 24개인 셈이다.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는 작년 4∼8월 시 홈페이지를 통해 24개 역이름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지역의 역사·문화·향토적 특성이 반영된 이름을 결정키로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미리 엿보면 24개 역이름 가운데 검단산업단지·왕길·검바위·콜롬비아공원·가재울·인천제이벨리·모래내시장·서창역 등이 1위를 기록했다. 물론 이들이 그대로 역이름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 역이름은 역사·문화성 이외에 실용성도 중요한 문제다. 올 연말 개통하는 수인선의 예를 보자. 연구수 옥련동에 들어선 송도역의 경우 방향이 전혀 다른 송도국제도시와 헷갈려 외부 방문객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당초 일부에서는 이를 우려해 옥련역으로 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역사성에 밀려 원래 수인선 역이름(송도역)으로 지었다가 결국 이용객들의 혼란만 자초한 케이스다. 용현역을 인하대역, 남부역을 인하대병원역으로 각각 변경하자는 의견도 역사성과 실용성이 팽행히 맞서는 현장이다. 내달 한국철도시설공단 역명심의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은 앞으로도 철도망이 계속해서 확충 되기 때문에 수많은 역이름 새로 생겨난다. 그때마다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배경이 우선인지, 이용자 편의가 우선인지가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부르기 쉽거나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도 역이름 선정의 중요한 잣대다. 글로벌시대에 맞게 영·중문 등 외래어 표기가 용이한지도 고려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