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파편의 사연들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앞두고 깊고 응축된 눈으로 전장(戰場)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6·25 참전용사의 육필 수기인 <녹슨 파편의 사연들>이 나왔다.

저자 백대현(86·군포시 당동) 옹은 인천에서 태어나 6·25 전쟁을 겪은 참전용사다. 불행히도 그는 21세의 나이로 군에 입대한지 40일, 자대에 배치 받은 지 단 하루 만에 6·25를 만났다. 그로부터 2년 2개월, 후방으로 전출되는 날까지 후퇴와 전진을 반복하며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전선에서 운명의 날들을 보내야했다.

두 아들의 ROTC 입소식. 그로부터 오랜 기억은 재생을 거듭한다.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반복하며 거듭한 원고는 녹슨 기억의 조각들을 이으며 60년 세월을 뛰어넘어 책으로 담겼다.

저자는 "어린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그리고 노인이나 병자는 그들대로 이토록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통일이 정녕 이 길밖에는 없다는 것인가? 전쟁이 끝나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단 말인가?"라며 되묻는다.

백대현 지음, 이야기너머,330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