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중구와 동구 등은 오랫동안 인천의 중심이었다. 중구와 동구 중심의 도시에서 이제는 10개 군·구와 3곳의 경제자유구역까지 들어서 있다. 자연히 인구의 이동이 빨라지고 사람이 비는 곳이 있으면 넘치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환경과 교통, 의료 등 갖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교육분야다.

지금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경제자유구역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학교 부족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인천을 대표하는 학교들이 송도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인천여고에 이어 박문여중과 박문여고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송도국제도시로 옮겨갔다. 인천의 대표적인 고등학교인 제물포고등학교도 송도이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옥련동에 있는 능허대 중학교도 송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이 감소하니 어쩔 수 없다는 인천시교육청의 입장도 이해할만 하다. 실제 지난 2008년도 811명이던 학생수가 8년 만인 올해 340명으로 58.1% 감소했다. 특히 올해 1학년은 73명으로 학급당 인원이 18.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웃한 인송중학교나 옥련중학교보다 능허대중학교가 주택가와 떨어져 있어 희망 학생이 더 적다고 한다. 결국 학교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 송도 이전의 가장 큰 이유인 셈이다. 그럼에도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원도심 지역은 학생이 감소하니 모두 신도시로 이전해야 하는가. 원도심 교육공동화는 불가피한 현상인가.

이미 여러 학교가 신도시로 이전했고 남은 학교들도 신도시 이전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이 인천 교육 현실이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하나하나 신도시로 떠나는 학교들을 그대로 두고만 볼일은 아닐 듯싶다. 이번 기회에 인천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학교 재배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부모나 학생이나 먼 거리를 통학하고 싶은 경우는 없을 것이다. 거액의 세금을 들여 학교를 새로 세우는 것 보다는 남아도는 학교를 재배치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때마다 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이번에 전체 조사를 벌여 새롭게 판을 짜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