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전적비 추모공원서 희생장병 넋 기려
▲ 6·25 설마리 전투 64주년 영국군 글로스터대대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제공=파주시
6·25 전쟁때 영국군이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한 임진강 전투 6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3일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영국군 전적비 추모공원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주한 영국·아일랜드·벨기에 대사, 영연방국가 참전용사와 유가족 80명,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 1군단장 등 군 주요인사, 이재홍 파주시장과 주민 등 29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전 10시30분부터 참전용사와 기수단 입장, 양국 국가 연주, 찰스 헤이 영국 대사의 여왕 메시지 낭독, 전투약사 보고, 추모 예배와 헌화 등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전용사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내 모범 고등학생 20명에게 글로스터 장학금도 전달했다.

1951년 4월22∼25일까지 설마리에서 벌어진 임진강 전투는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4일간 임진강을 사수한 대표적 고립방어 전투다.

당시 영국군 제29여단(글로스터, 얼스터, 퓨실리어, 아이리쉬 후사르스, 벨기에등 5개 대대)은 적성∼설마리∼동두천으로 돌파하려는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해 아군의 주력부대가 안전하게 철수, 서울을 방어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특히 영국군 글로스터대대는 수적인 열세로 중공군 3개 사단 4만2000여명에게 완전히 포위되는 극한 상황에도 끝까지 저항, 중공군의 남하를 지연시키며 아군이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줬다.

이 전투에서 글로스터대대는 652명 중 생존자가 67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생이 커 '영광스러운 글로스터(The Glorious Glosters)'로 칭송을 받으며 미국 트루먼 대통령 부대훈장, 영국 최고훈장을 받았다.

영국군은 글로스터대대의 희생을 기념하기 위해 1968년 설마리에 전몰장병의 넋을 기리는 전적비를 건립한 뒤 1975년부터 매년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파주시는 희생된 영국군의 넋을 기리려 지난해 4월 전적비 인근 6000㎡에 추모공원을 조성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