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덕준 차이나타운 중식당 태화원 대표
일제강점기부터 3대째 계승 … 中관광객 필수 눈도장

"짜장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내 인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인천 중구 선린동 차이나타운에서 중식당 태화원을 운영하는 손덕준(60·사진) 대표는 대를 이어 짜장면과 함께 살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할아버지부터 시작된 가업이다. 젊은 시절 서울에 있는 호텔에서 주방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20여년 전 다시 차이나타운으로 돌아왔다.

손 대표는 "그때만 해도 차이나타운에는 화교학교와 협회만 남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며 "화교도 흩어지고, 식당들도 하나둘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시 차이나타운에는 식당이 4곳뿐이었다. 손 대표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어린 시절만 해도 한국말을 몰라도 될 만큼 차이나타운은 화교가 많고, 활기를 띠었다"며 "열두 살 무렵부터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무 배달통을 들고 걸어서 배달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고향인 차이나타운에서 평생을 해온, 그리고 대대로 이어온 짜장면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지난 1998년에는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새로 지어 태화원을 문 열었다. 그가 태어난 곳이다. 손 대표는 "화교 14가구가 살던 곳이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차이나타운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셔서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짜장면을 먹어온 셈"이라며 웃었다.

차이나타운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그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변화가 반갑다.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다시 차이나타운에 모이고,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도 몰려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다.

손 대표는 "한국 사람이 외국 나가면 코리아타운을 찾듯이, 중국 관광객들이 와서 즐거워한다"며 "짜장면 체험 등을 하러 지방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차이나타운 상가번영회 공동대표도 맡는 그는 짜장면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26일에는 중부시민경찰연합회와 손을 잡고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 짜장면 200인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그저 평생 해온 짜장면 만드는 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