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육계에 '존중' 바람이 불고 있다. 축구협회가 앞장섰고 학생 체육을 담당하는 교육계까지 그 영향이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리스펙트 캠페인은 선수·지도자·심판·관중 등 모든 축구 관계자 간의 존중과 배려를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영국 축구계가 매년 심판 요원 7000여 명이 경기 중 받은 모욕과 협박 때문에 심판 생활을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를 막고자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도 지난해 4월 선포식을 하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에는 이 문화를 확산시켜 올바른 축구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공모전을 마련했다.

27일부터 7월31일까지 리스펙트(존중) 캠페인의 하나로 UCC 콘텐츠 등을 공모한다. UCC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웹툰, 포스터 등의 방식을 통해 주제에 맞는 내용을 생산하면 된다. 주제는 '아름다운 축구문화 정착을 위한 상호 존중' 및 '정정당당한 승부와 페어플레이' 등이다. 이런 흐름에 경기도교육청도 가세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3일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존중과 배려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학교스포츠 현장 리스펙트 캠페인(Respect Campaign) 계획'을 마련해 각급학교에 안내했다.

교육청은 이를 통해 학생들이 참여하는 모든 스포츠활동 때 리스펙트 캠페인 참여 선서문을 낭독할 것을 권장했다. 선서문에는 정정당당하고 행복한 경쟁, 심판 판정에 대한 승복, 선수를 향한 비방·욕설·위험한 플레이 금지, 학생신분에 맞는 행동, 경기 후 경기장 정리정돈 등의 내용을 담아 예시했다. 특히, 응원 현수막에 캠페인 문구와 엠블럼을 사용하고 '필승'처럼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단어를 사용할 것을 자제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선수로 출전한 학생을 격려할 때에도 승부욕을 강조하는 구호 대신 존중과 배려와 관련된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주문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주관 전국대회 선수단 단복과 학교운동부 유니폼에는 리스펙트 캠페인 엠블럼을 부착하기로 하는 등 솔선수범에 나선다. 체육 수업도 협동과 격려, 배려, 소통 등의 덕목을 강조하고 교내 단체경기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제 과정은 없고 결과만 강조하는 '필승'은 흘려보내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흘러넘치는 체육계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