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는 스타벅스보다 작은 카페가 좋다]
13평짜리 카페 성공담 공유
어느 새인가 우리 주변엔 커피전문점이 가득해졌다. 물론 이전에도 '다방'이라는 공간에서 커피를 팔곤 했지만 이렇게까지 남녀노소가 커피를 즐기지는 않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항상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기업 전문 커피체인점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커피인 것으로 조사되기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20세 이상 국내 성인 1인당 마신 커피가 341잔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했다. 이렇다보니 "은퇴하고 카페나 차릴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카페가 포진해 있는 요즘, 작은 카페를 열어 성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덧 커피 전문점 시장도 치킨 시장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레드오션' 시장이 된 것이다.

신간 <나는 스타벅스보다 작은 카페가 좋다>는 경쟁이 치열한 서울 삼청동 카페 골목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곳에 위치한 작은 카페 '커피 방앗간'은 골목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상권이 좋지 않은데도 사람들은 줄까지 선다. 비결은 1000원만 내면 1분 안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점이다.

대전 동구 삼성동에 13평짜리 작은 카페 '카페허밍'는 3년 만에 회원 2000여명, 단골 200여명을 확보했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조성민씨는 '커피방앗간'의 사례를 들며 작은 카페를 창업해 살아남으려면 커피 외에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페허밍에는 독서모임, 강연 등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場)이 열린다.
17~19세기 서양에서 다양한 지식을 공유한 살롱과 같은 문화를 만들어간다. 단골 확보뿐만 아니라 공휴일 매출을 올리는 경영 전략이 되기도 한다. 손님이 뜸한 휴일을 이용해 강연을 열면 20명을 대상으로 수강료 5만원씩 받아 총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책에서 저자는 작은 카페에 문화가 어우러지면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동네를 대표하는 카페로도 만들 수 있다.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이 자신의 전공이나 경력 등을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작은 카페가 살아남는 방법으로 문화를 입히는 방법과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시작해 매니저, 점장을 거쳐 사장이 된 조씨가 카페허밍을 살롱으로 만든 생생한 경험담도 엿볼 수 있다.

조성민, 라온북, 320쪽, 1만5000원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