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의 보물 강화군이 극심한 가뭄에 구제역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가뭄이 어찌나 심한지 하점, 내가, 교동, 양사면 등 강화 북단지역은 모내기 시점까지 늦출 정도라는 소식이다. 강화군의 지난해 연간 강수량은 605.3㎜로 전년도 1275㎜에 비해 절반도 안 됐으며 이는 평년 강수량 1346.7㎜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도 76.5㎜로 평년 강수량의 57% 수준을 밑돌고 있다. 강화군 저수지 31곳의 저수율도 평균 53%로 삼산면 서검저수지는 저수율이 20%를 밑돌며 송해면 하도저수지와 양사면 북성저수지 역시 각각 30% 미만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달 23일 화도면 장화리 한 양돈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 2천0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는 등 강화군은 지금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강화군 구제역은 인천에서 4년 만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강화섬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강화군은 지난해 41억원에 이어 올해 47억원을 투입, 관정개발·하천 준설·저수지 물 가두기 등 농업용수 확보에 전력하고 있지만 예산, 인력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제역과 관련해서도 농가 반경 3㎞ 이내 5개 농가 6504마리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강화대교·초지대교에서도 방역을 강화, 거점소독장소에서 방역초소로 검역 단계를 상향조치했지만 구제역이라는 것이 인력으로만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강화군은 역사적으로 외적을 방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고, 지금은 인천 관광의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강화도를 빼고 나면 얘기할 거리가 크게 줄어들 만큼 강화도는 인천의 보물로, 우리나라 민족의 성지로 자리매김해온 섬이다. 많은 사람들이 '뚜껑없는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강화도의 문화유산적 가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최근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려운 때 인천시가 적극 나서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하루라도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화군에 대한 인천시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