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목·유동 주민 50여명, 제2외곽순환 발파현장 소음·진동 피해 '집회'
▲ 30일 중구 율목동주민센터 앞에서 한 주민이 제2외곽순환(인천-김포)고속도로 지하 발파 공사반대 발언 후 눈물을 닦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제2외곽순환(인천-김포)고속도로 지하 발파 공사로 인한 소음·진동 피해에 시달려온 주민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인천일보 3월17일자 5면>

30일 중구 율목동·유동 주민 50여명은 율목동 주민센터 앞 인천-김포고속도로 1-2공구 현장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시도 때도 없는 발파로 도로와 건물이 붕괴되고 있다"며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한라건설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 투자 사업으로 지난 2012년 3월 착공한 인천-김포고속도로 가운데 신흥사거리에서 북항에 이르는 5.5㎞ 구간에는 인천터널이 들어선다. 현재 서해대로 신흥사거리 주변에선 30~40m 깊이의 지하에서 다이너마이트 발파가 한창이다. 이로 인해 율목동·유동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에서 43년째 살고 있는 공태환(53)씨는 "발파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참아왔는데, 아침저녁으로 소음·진동이 더욱 심해져 벽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균열이 생기고 문짝이 안 맞아 닫히지도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은 재개발 구역이라 집을 수리하지도 못한다. 터널 공사장 위에 있는 배다리 철교로는 전철까지 지나다니는데, 어떻게 될지 몰라서 불안감에 살 수가 없다"며 "정부에 민원을 넣어도 민자사업이라며 떠넘긴다"고 했다.

율목동에 사는 홍성자(68)씨도 "4층짜리 건물 전체에 금이 가고 있다"며 "외벽에 있는 타일이 떨어지고, 이웃 주민은 발파 소리에 놀라서 넘어지는 바람에 다치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

소음·진동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신흥사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하 발파 작업이 고속도로 구간을 따라 율목동 주택가 아래로 관통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피해는 중구에 그치지 않는다. 2공구 인근 동구 송현동·금창동 주민들은 지난 16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이너마이트 폭발음 탓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공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대책을 호소해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라건설 관계자는 "발파 작업 전에 건물 내외부를 조사했다. 공사가 끝나고 손상된 부분을 보수하고,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보상할 예정"이라면서도 "소음은 환경 기준치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