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왕수 경희 나라한의원 원장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다. 하지만 밤과 낮의 심한 온도차와 봄철 황사 때문에 호흡기가 약하거나 비염이 있는 분들에게는 고달픈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 기온의 변화에 따라서 천식이나 비염의 증세가 악화되며, 여러 유해물질이 뒤섞인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서 우리 몸에 침투하게 되면 각종 호흡기 증세가 나타나서 알레르기성 비염, 부비동염, 기관지염 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서 과민반응을 나타내어 비강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고, 맑은 콧물이 흐르며, 코막힘 등이 생기는데, 눈과 코 주위의 가려움증, 두통, 후각 감퇴, 비음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성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보통 환자의 75% 정도가 25세 이전에 나타나고, 부모가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으면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항원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곤충 부스러기,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이 있다. 또한, 기후변화, 감기, 공기오염, 스트레스 등은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감기는 1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1-2달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보통 일 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산다고 하는 경우 비염일 확률이 아주 높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먼저 어느 인자에 과민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주위 환경을 잘 정돈하는게 중요하다. 즉 친환경 건축자재로 도배를 하고, 환기를 잘 되도록 하며, 침구류를 주기적으로 세탁하고, 가급적 카펫을 없애고, 습도를 너무 건조하거나 습하지 않게 조절한다. 또한 운동은 저녁에 하는 것이 좋으며,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애완동물은 침실에서 키우지 말고 가급적 밖에서 키우도록 한다. 특히 황사에 대비해서 자주 일기예보를 점검하고, 황사가 오면 창문을 닫고 실내를 자주 청소하고,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며,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집에 들어오면 양치질을 하고 손발을 깨끗하게 닦도록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좋은 음식으로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신선한 야채, 발효음식, 잡곡류, 생강, 양파, 감자, 연근, 검정콩, 도라지 등이 있다. 튀기거나 볶은 음식, 맥주, 막걸리, 인스턴트 음식,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은 비염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녹차, 생강차, 박하차 등을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해서 황기, 백지, 승마, 방풍, 창이자, 세신, 신이, 박하 등의 약물을 위주로 처방하며, 침치료, 약침도 비염을 치료하는데 많은 효과가 있다. 근본적인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는 생활을 개선하고 비염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비염은 단순히 코 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