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인천항만물류협회 고문
얼마 전 영종대교에서 짙은 안개로 인한 시야불량으로 서울로 향하던 차량의 105중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5명이 부상당했으며 영종대교 상하행선 구간이 불통되어 상당시간 통행하지 못했다. 이 사고는 제3연륙교가 왜 필요하고 빨리 건설되어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 줬다. 영종대교는 인천시민들에게는 애증이 넘치는 다리다. 먼저 영종대교의 성격을 보자. 영종대교는 애초에 설계 목적이 인천공항 접근시설이었지만 한정된 국가예산을 공항건설에만 집중하면서 민간자본을 유치해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민자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건설비용도 과도하게 산정되었고 세계 여느 나라와는 다르게 공항접근도로에 과도한 통행료를 부담시키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영종대교 건설로 인천시민들의 행복권이 침해당했다는 점이다. 만약 영종대교가 없었다면 인천시민들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 하루에 수십 번씩 영종도를 왕래 할 수 있었다. 국가발전단계에서 육지 인근의 모든 섬들이 연륙되고 있다. 강화도 영흥도 압해도 진도 완도 돌산도 남해도 거제도 영도 할 것 없이 육지와 가까운 모든 섬은 국가 예산으로 연륙교를 건설하여 주민들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그런데 영종도만 다닐 때마다 통행료를 낸다. 공항에 가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그리고 모든 유료도로는 국가가 의무적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는 대체도로를 만들어야 하나 영종도는 유료도로만 있지 대체도로가 없다. 그리고 걸어다니거나 자전거 타고 다닐 수도 없다. 인천시민들의 행복추구권은 깡그리 무시되었다.

영종대교는 공항접근시설이기 때문에 공항사용자들에게만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 영종대교는 공항을 위해서 지어진 시설이고. 공항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애초부터 영종대교는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영종대교에서 통행료를 받을 것이 아니다. 비행기표 살 때 부가되는 공항시설이용료에 붙여서 징수해야 한다. 그래야 공항이용자만 부담할 것 아닌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무책임한 오불관헌에 분개를 느낀다. 인천공항공사는 매년 오천 억 원씩 흑자를 내고 있다. 이익나는 것만 다 공항 몫이고 부담해야 될 것은 회피하고 있다. 다리가 없었다면 인천공항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흑자 분의 절반만이라도 통행료 부담에 내 놓아야 한다. 아니면 인천공항공사가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영종대교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코레일는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했는데 공항공사는 왜 공항고속도로를 인수하지 않는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계속 흑자를 쌓아두면서 엔조이하고 공항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이 계속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정의에 맞는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제3연륙교를 국가보고 건설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주민들 돈으로 직접 짓겠다는 것이다. 영종도와 청라 입주민들이 이미 부담한 오천 억 원으로 다리를 짓고 행복하게 인천 관내를 왕래하겠다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잘못 계약한 민자협약서를 근거로 건설을 막고 무료로 다닐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하루 왕복에만 만 원 이상 부담하라는 것이 도대체 정당한 논리인가. 인천시민이 돈 걱정없이 영종도를 마음대로 가게 해 달라. 영종도 주민들이 자기 소속 구청과 시청이 있는 인천 시내를 부담없이 왔다 갔다 하게 해달라. 인천공항을 가지 않는 사람이 다른 다리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달라. 이것이 잘못된 요구인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는 설계와 건설 당시부터 중앙정부에서 무시받았다. 부산의 광안대교 북항대교는 국비를 절반 이상씩 부담하면서. 광양여수의 이순신대교는 전액 국비로 지으면서 유사한 인천대교는 국비를 단 한 푼도 넣어 주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제3연륙교를 건설할 경우 민자사업자의 추가 손실을 인천시가 전부 부담해야 제 3연륙교 건설을 승인하겠다는데, 영종대교 인천대교 건설에 단 한푼도 투입하지 않은 국토교통부가 무슨 권리로 민자사업자의 이익만 보호하고 주민들의 권리 이익은 침해하는가. 애초부터 국가의 관문인 공항연결도로를 민자사업으로 결정한 것부터가 잘못된 결정이었다. 당시 국고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하루에 차 몇 대도 안다니는 곳에는 국도를 뻥뻥 뚫어주고, 주민도 몇 명 없는 섬에 국고로 다리를 놓아주고 어선 몇 척도 없는 곳에 어항을 지어준 예산 낭비를 보면 홀대도 이런 홀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