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1
인하대 제16대 총장에 최순자 교수가 선임됐다. 정석학원 조양호 이사장이 모처럼 내외에서 반겨마지 않는 선택을 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개교 이래 인하대가 지역사회에서 이만큼 주목 받은 일도 없다 싶다. 그것은 한편으로 쌍방의 소통이 그간 경화 상태였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큰지 모른다. 우선 대학이 명실상부한 종합대학으로서 거듭나려면 '예술대학'의 신설을 추진하고, 지난날 '인디텔 개통'과 '인천FM방송 설립운동'을 했던 시절처럼 지역사회의 '두뇌집단' 역에도 충실할 것을 기대하게 된다. ▶대학의 질적 수준 향상도 급선무이다. 수년 전만 해도 대학평가 순위가 10위권이었던 것이 몇 년 새 급전직하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그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한진 그룹과의 혈연관계의 재확립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통로 마련도 주문하고 싶다. ▶동시에 인하대 구성원의 일부와 총동문회 인사들이 모임에서 제창해 온 '인하사랑, 인천사랑' 구호가 진정성 있게 가시화되기를 바라면서, 인천사람들이 비로소 인천의 주인이 되는 '정체성 회복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여겨져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남성 총장으로는 서울대 신태환, 인하대 원영무, 이본수, 인천대 김학준, 박호군, 안경수 총장이 있었다. 그에 못지않게 우리나라 교육을 이끌어 온 여성 총장의 맥을 최 총장이 남녀공학인 인하대에서 잇게 된 것은 인천 고등 교육계 사상 초유의 경사라 하겠다. ▶원조는 인천 영화학당 출신인 이화여대의 김활란 박사였다. 우리나라 여성 박사 1호이자, 여성 총장 1호가 바로 그였다. 교육인·의료인으로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가천대 이길여 총장과 최 총장의 인일여고 후배인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 등 이 그 맥이다. ▶이번 최 총장의 선임은 여러 면에서 의의가 깊다. 그의 취임이 지역사회 여성계에 새로운 기풍을 진작시키는 한편, 대학과 한진그룹, 지역사회 3자 모두가 시민의 편에 서서 '인천의 꿈'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