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가 '인천의 인물'을 발굴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추홀 2000년 지방차지 부활 20년을 맞아 1995년을 기점으로 인천과 '연'을 맺은 인물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인물 발굴 대상은 출생지, 학교, 직장, 연령 등에 제한이 없고 문화, 체육, 예술, 학술, 정치, 산업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100여명을 중점 관리하고 1000명에 이르는 인천 인물을 찾아 이들 인물들을 통해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인물들을 문화예술행사, 스포츠 대회와 같은 빅이벤트에 초청해 인천인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게 하고 사회적으로 인지도 있는 인물 위주의 강연회도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천시의 계획은 '해불양수'의 정신을 실천하는 묘안으로 보인다.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인전발전연구원의 '인천인물 발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도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 사업의 성과를 위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발굴된 인물들에 대한 섬세한 관리이다. 지난해 인천시 관계자가 인천출신 탤런트 모 씨에게 "인천을 위해 힘을 써달라"고 제안했는데 이 사람은 "인천이 내게 해 준건 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인천인물로 선정한 뒤 뜬금없이 인천을 위한 홍보 등을 요청하면 잘 안 될 수가 있다. 따라서 미리 인천인물들을 모아 회식을 한다든지 하며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이 사는 것은 '주고 받는 것'이다. 그 탤런트의 말처럼 인천에서는 아무 것도 해 주지 않고 요구만 한다면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여줄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물들을 통한 일시적 홍보효과를 볼 생각을 하기 보다는 그들의 마음속에 애향심을 심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인천의 인물들이 진정으로 인천을 사랑할 때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천은 필요하면 부르고 그렇지 않으면 가차없이 내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박태환 수영장이 그렇고, 김봉길 감독이 그런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물선정 사업은 선정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주고 그리하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애향심으로 화답하는 모습으로 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