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 법무사 인터뷰
2012년 최연소 자격획득 화제 … "개인 회생·파산제 도움 줄 때 보람"
"법무사가 돼 보니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한때 '최연소 법무사'로 불리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정보경(26·사진) 법무사는 법무사 생활 4년차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 법무사는 "법무사를 찾는 사람의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이라며 "우리 사회가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 법무사는 지난 2012년 2월 당시 23세라는 젊은 나이로 제17기 법무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당시 최연소 합격자였다.

정 법무사는 "고3 때 수능 시험을 망치고 대학 진학을 포기한 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그때 어머니와 친인척으로부터 법무사 직업을 추천받은 게 법무사가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정 법무사는 영업 사무장 없이 직원을 두고 직접 사무실을 운영하는 대표이기도 하다. 손님 상담과 영업을 동시에 해야 하니 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그는 "법무사 일은 생산업이 아니라 일종의 지식 서비스업"이라며 "오전에는 거래처를 돌아다니고 오후에는 워킹 손님을 받고 있다. 영업도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밖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일이 신나지는 않지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많다고 한다.

정 법무사는 "어려운 이들과 마주 앉아 딱한 얘기를 들어주는 직업이다 보니 매번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마다 법무사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남편이 이혼하기 전 떠넘긴 빚 수천만원을 10년 동안 짊어진 60세 아주머니가 있었다"며 "계단 청소로 한 달에 40만원도 채 못 버는 분이었는데 파산 면책을 통해 빚을 탕감받도록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고마움이 담긴 아주머니의 눈물에 뿌듯함이 들었다"며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했다.

법무사라는 직업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

정 법무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프면 병원을 찾지만 법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법무사를 찾는 것은 흔치 않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법무사를 찾아 마음고생을 털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 법무사는 "개인 회생·파산은 빚 독촉에 시달려 정상적인 삶이 어려운 시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법적 구제 수단"이라며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런 제도의 도움을 받으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법무사는 '살아있다면 저질러라'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고, 케이블 채널 TvN의 '화성인 X파일' 최연소 CEO편에 출연한 바 있다. 사무실은 남구 학익동 251-5 대흥빌딩 105호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