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18억원 … 재정난 탓 연 1억 적립 그쳐
향후 출연 불투명 … 통일부기금 활용 검토
남북 교류에 순풍이 불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천시 남북교류협력기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시 재정난에 수 년간 1억원씩 밖에는 적립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기금 출연은 어려워 보인다.

인천시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립된 남북협력기금은 총 130억원이고, 이중 112억원을 써 현재 18억원 밖에는 남지 않았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09년까지는 두 자리수 기금 적립을 벌었다. 2005년 최초 적립때는 40억원을 출연했고, 이듬해는 20억원을 마련했다. 그러다 시 재정난이 심각해지자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억원 밖에는 기금 적립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시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불요불급'한 재정 소요를 줄여나갈 계획으로, 향후 3년간 기금 출연이 힘들 것으로 진단했다.

시 관계자는 "일반회계에서 전입금, 전년도 이월금, 기금 운영 수익금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왔으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긴축 재정 때문에 앞으로 3년간 기금 출연이 어려울 전망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가 기금을 쓸 곳이 많다는 것이다. 시는 오는 2∼4일 중국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북한 4·25 축구단 친선경기 등을 비롯해 말라리아 공동 방역, 북한 영유아·임산부 지원 등 인도적 지원 사업 등 올해 남북교류협력사업에 7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감상적인 접근은 지양해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만큼 향후 시가 추진할 남북교류 사업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시는 기금 적립이 어려운 만큼 통일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의 남북교류기금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기금법' 제7조에 따라 기금을 조성 중으로 현재 조성액은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시 관계자는 "개성공단 생산품 전시·판매, 남북청소년 캠프 등 시민 공감대가 크고 시 재정여건과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는 사업 위주로 추진할 것"이라며 "중앙부처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도 관계기관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