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일본 마이니찌 신문은 민간인들이 일본 미야기 현 히가시 마쓰시마 시 東松島市)에서 소나무가 죽어가는 특별 명승지 '송도(松島)'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고 보도했다. '동송도 소나무의 미래를 지키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들은 직접 약제까지 주입했다고 한다. ▶일본이 자랑해 왔던 3대 명승지의 한 곳을 '소나무 무좀'으로 버릴 수 없다며 발 벗고 나선 이들은 오래 전부터 소나무 보전활동을 해 온 요코하마 시 IT 기업 '퀄리티 에이전트'의 이시카와 카즈노부(46) 사장과 배우 토키토사부로(56) 씨, 어부 등 약 30명. ▶그렇지 않아도 세계가 경악했던 '쓰나미'로 인해 가족과 집을 잃고, 산천초목까지 두루 훼손당한 지역에서 그동안 명성을 누리게 해 온 소나무까지 죽어가고 있으니 매우 안타까웠으리라 본다. 원조 일본 '송도(松島)'의 '소나무 살리기'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근 인천시 연수구도 '소나무 살리기'에 나섰다고 한다. 2011년 관리 부실로 일어난 산불로 봉재산 정상 2헥타르가 황폐화된 후 새로 소나무 58주를 심었는데, 그 가운데 20여 그루가 '소나무 무좀'으로 죽어가 그를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되살리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말을 들으니, 구 행정의 임시방편적 관행이 또 들여다뵈는 듯싶다.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산꼭대기 가운데 송도(松島)에서 보이는 절반만 나무를 심었고, 원도심 방향 동춘동 쪽은 불에 탄 채 그대로 방치했다니 하는 말이다. '원도심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을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수구는 식물생태분류학자가 "기존에 자란 곳에서 손을 대면 죽기 쉽다"고 일러주어도, 오는 3월 다른 소나무의 이식을 강행할 모양이다. 문제는 "구 관계자가 송도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송도 방면에만 나무를 이식했다"고 한 점이다. ▶구는 허울 좋은 경관에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신도시의 이름 '송도(松島)' 자체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망령을 답습한 것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시급히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매립한 육지(陸地)를 눈 딱 감고 '소나무 섬'이라고 하니, 도무지 아해가 안 간다.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