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황폐화 봉재산' 송도방향만 나무심어 경관 개선
나머지 면적 그대로 방치 논란
▲ 25일 오전 연수구 봉재산에서 시민들이 등산을 하고 있다. 구는 산불로 벌거숭이가 된 산 꼭대기 가운데 송도에서 보이는 절반만 나무가 심어져 있고 구도심쪽인 나머지는 불에 탄 채 방치돼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인천 연수구가 산불로 황폐화된 봉재산 꼭대기에 식재사업을 벌이면서 송도가 바라보이는 쪽만 나무를 심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도심 방향이 동춘동쪽에는 벌거숭이 산을 그대로 방치해 원도심을 차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수구는 봉재산 정상에 소나무 58주와 산벚나무 48주를 이식했다고 25일 밝혔다.

충남 서산에 있는 농장에서 다 자란 나무를 가져다 심은 것으로 구 예산 1억9000만원이 투입됐다.

식재사업은 지난 2011년 4월 봉재산에 큰 산불이 발생한 후 진행됐다. 산 정상에서 발생한 불은 2㏊ 면적의 꼭대기를 모두 태웠다.

봉재산은 송도신도시와 구도심을 가르는 중간 쯤에 솟아 있어 연수구 전역에서 바라보이는 곳이다.
이 곳은 주변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오고 특히 야경이 탁월해 오랫동안 구민들에게 등산코스로 인기가 있었다.

구는 산불로 인해 민둥산으로 변한 봉재산의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 이식을 결정했지만 논란만 키웠다. 정상 면적의 딱 절반만 그것도 송도국제도시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방향만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상록수를 심은 덕에 송도에서는 푸른 봉재산을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나머지 절반 구역은 불에 탄 나무가 까만 밑둥만 드러낸 채 듬성 듬성 남아있는 등 산불이 휩쓸고간 흔적이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

시민들은 구의 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 구민은 "송도 주민들만 좋은 것 누리라는 얘기 아니냐"며 "차별하고 있다는 불쾌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구는 송도 신도시 방면 경관이 더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송도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송도 방면에만 나무를 이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김지혜 인턴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