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이통 3사 '원천차단 협약' 유명무실
야간 수원지역 오피스텔, 주택가에 선정성 불법전단지가 길거리를 뒤덮어 행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불만이 들끓고 있다.

12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여성가족부, 경찰서, 광역시 지자체 단체주관으로 선정성 불법 전단지 근절을 위해 '선정성 불법전단지 원천 차단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수원시도 통신 3사 (KT, SKT, LG)와 협약했다.

그러나 팔달구 인계동 나혜석 거리 인근, 유흥가 거리인 일명 '박스촌'과 영통구 태장동 먹자골목, 권선구 구운동 모텔촌, 세류동 등의 인근 주거지역 길거리에, 'OO키스방', '은밀한 데이트 24시 콜' 이란 자극적인 전단지가 쏟아지고 있다.

시가 맺은 '선정성 불법전단지 원천 차단을 위한 업무협약'은 '성매매 홍보 전단'을 사진 찍어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신고하면 특별사법경찰이 통신 3사에 요청, 해당 전화번호는 사용 정지하게 된다.

그러나 협약을 비웃듯 여전히 수원시 유흥가를 비롯 주택가까지 하루 수천~수만장의 선정적인 전단지가 난무하고 있다.

세류동 주민인 김모(31)씨는 "밤이나 새벽에 집을 나서면 차량 창문을 비롯 도로 여기저기에 뿌려져 있는 선정성 전단지를 볼 때마다 짜증이 밀려온다"며 "선정적인 문구와 그림이 있는 전단지를 왜 주거지역에까지 뿌리고 가는지 불쾌하다"고 말했다.

구운동 주민인 한모(42)씨는 "새벽이나 밤에 길에서 종종 담배를 피우는 동네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길거리 여기저기 널브러진 선정성 카드형 전단지를 주워 모아 쳐다보며 웃고 떠든다"며 "자식 있는 부모입장에서 교육상 매우 좋지 않고, 나이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좋지 못한 치부를 보는 것 같아 낯 뜨거울 지경"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지난한해 불법전단지 차단 협약으로 사용 중지된 사례는 약 20건, 진행처리중은 75건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시민제보는 40여건, 단속적발은 55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 제도상으로는 단속 및 근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인천 등의 광역지자체에는 관련 전담부서가 있지만, 수원시에는 아직 전담부서가 없고 단속 활동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태호·박서영 기자 sesa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