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자체 업무평가…루원시티 등 개발 부진해도 14개 사업 전부 탁월·우수·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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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올해 자체 업무평가 과정에서 제자리에 멈춰있는 각종 개발사업에 '정상', '탁월', '우수' 등의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사업 가운데 노력·미흡 등급을 받은 사업은 한 건도 없었다.

사업이 되던 안되던 일단 '자화자찬'한 것이다.

22일 시가 개발관련 사업 14건을 자체평가한 뒤 작성한 '2014년 PM 자체 종합업무평가 결과'를 확인한 결과, 시는 14개 개발관련 사업을 각각 탁월 8건·우수 2건·정상 4건으로 평가했다.

시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데도 좋은 점수를 줬다.

대표적으로 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께 추진하는 검단신도시 조성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4년간 간신히 보상을 끝내고 철거 공사만 진행하고 있는데도 가장 높은 탁월 등급을 받았다.

시는 이 사업의 부진한 점이 '없다'고 평했다.

루원시티 사업도 마찬가지다.

시는 이 사업에 정상 등급을 부여했다.

루원시티 사업은 수천억원의 적자와 LH와의 사업 조정 문제로 꽉 막혀있는 시의 대표 현안 중 하나다.

루원시티 사업에도 시 자체평가로는 부진한 점이 없었다.

북항배후부지 준공업용지 매각 추진 사업은 핵심 목표인 부지매각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데도 정상 등급을 받았다.

한진중공업으로부터 기부채납받은 땅 중 일부인 11개 필지 8만1302㎡를 팔아 800억여원의 수입을 올리는 사업이다.

시는 올해 4차례에 걸쳐 입찰을 부쳤으나 번번히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인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추진 사업도 마찬가지다. 탁월 등급을 받았으나, 지난 4월 정부의 도시재생선도지역 공모에서 고배를 마신 사업이다.

시는 용역을 거친 뒤 내년 정부 공모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앵커시설 유치와 준공공임대주택 유치에는 성공했으나 적자 해결이라는 가장 큰 산을 남겨뒀어도 탁월 등급을 받았고, 역세권 개발사업은 백운역 및 연수·원인재역 선도사업이 무산됐어도 정상으로 평가됐다.

구역 지정만 됐을 뿐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동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도 북광장 선도사업을 일부 추진했다는 이유로 우수 사업으로 꼽혔다.

이 같은 자체 평가는 최종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시는 각 부서가 스스로 업무를 평가한 뒤, 평가부서를 통해 등급을 재조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내년 1월 중 업무평가위원회에서 민간위원의 심의를 받아 최종 점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업무 담당 부서에서는 어쩔 수 없다. 나쁜 평가를 받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 아닌가"라며 "아직 최종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