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교체 후폭풍
성적 부진·외국인 영입 실패 이유

축구계·팬 "다른 요인 작용" 의문

발표 이후 구단 규탄 목소리 시끌



인천유나이티드가 지난 2008년 코치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김봉김(사진) 감독을 전격 해임하고 싱가폴에서 활동한 이임생 전 홈유나이티드FC 감독을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천 축구팬들은 물론, 한국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유나이티드는 '인천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 해임'이라는 제목의 짧은 보도자료를 냈다.

성적부진과 외국인 용병 영입실패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후 인천유나이티드는 21일 이임생 감독을 후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단 이틀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처럼 전격적으로 이뤄진 감독 교체 과정을 두고 축구팬들과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성적부진은 핑계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새어나오고 있다.

김봉길 감독이 지난 2012년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으며 후반기 무패행진, 2013년 상위스플릿 진출, 올 시즌 강등을 면한 것 등 이른바 '봉길매직'은 인정하지 않고, '하락세'에만 촛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것이 주된 이유다.

사실 지난해와 올 시즌 정혁과 정인환, 김남일, 한교원 등 주축선수들을 모두 다른 구단으로 보내고, 진성욱 등 신예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인천의 이번 강등권 탈출은 축구팬들이 만족할만한 성과였다.

때문에 주된 이유인 '성적부진'은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평이 강하다.

실제, 구단의 김 감독 해임 발표 이후 구단과 구단주인 인천시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폭발적으로 인터넷을 달군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니콜리치, 주앙 파울로 등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란 해임 사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용병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해당 선수가 뛰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판단해야 하지만 구단의 재정 상황때문에 김 감독은 용병의 경기를 '비디오'로만 확인하고 영입을 결정해야했다.

그럼에도 그 책임을 온전히 김 감독에게 돌려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즌 '긴축재정운영'을 선언한 구단의 말과도 이번 행보는 차이가 있어보인다.

새로운 사령탑으로 내정된 이임생 감독의 연봉은 김봉길 감독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이 남았있던 김 감독에게 지급해야할 잔여 연봉과 새 감독 연봉을 합하면 오히려 돈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한 축구계 인사는 "사실 내부에서는 이번 해임 결정에 구단 고위 관계자의 개인 감정이 개입됐다는 말이 떠돌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내 탓이오'를 외쳤던 김 감독이었다.

팬들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어려운 조건에서 팀을 이끌며 '마법'을 부렸던 김 감독의 경질이 정당한 지 축구인들과 팬들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평가가 엇갈릴수 있겠지만 올 시즌 인천은 초반 9경기 연속 무득점하며 최하위를 전전하는 등 부진했다. 특히 스플릿 라운드 이후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시즌 마지막까지 강등권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종만·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