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왕실 의복을 향한 치열한 사투…24일 개봉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과 1인자가 되고 싶던 2인자들의 이야기가 영화 <상의원>에서 조선시대 의복을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다.

영화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한석규와 고수, 박신혜, 유연석 등이 출연, 영화 속 인물들의 깊이를 더했고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로 창의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인천 출신 이원석 감독의 차기작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영화는 왕실 최고 어침장인 조돌석(한석규)과 천재 디자이너 이공진(고수), 그리고 삶이 전쟁터인 왕비(박신혜)와 형의 그림자에 허덕이는 왕(유연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왕인 형의 그늘에서 출신 성분으로 인한 '자격지심'에 빠져 있는 왕과 그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삶이 전쟁터인 왕비, 천민 출신으로 6개월만 있으면 양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공진을 향한 질투심에 무너져가는 돌석 등 영화 속 인물들은 1인자를 갈망하는 이들로 채워져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일생의 노력 끝에 최고자리에 오른 돌석에게 어느 날 갑작스레 찾아온 공진의 옷. 돌석은 자유분방함과 상상력을 겸비한 공진의 천재적인 실력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그 재주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공진이 제 실력을 펼치며 승승장구하자 자신의 자리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며 영화는 극으로 치닫는다.

이공진의 상상력, 천재성에 그의 '뮤즈' 왕비가 더해지며 실력이 더욱 빛을 발하고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치열한 사투와 권력은 점차 공진과 돌석의 목을 조른다.

영화 속 간간이 펼쳐지는 조선의 유행을 선두하는 패셔니스타 판수 역의 마동석과 그런 판수를 따라하는 제조 역의 배성우는 극의 웃음을 담당하며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휴식처가 된다.

영화 <상의원>은 정성스레 엮어내 지은 손바느질 한복과 같다.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되며 만들어지는 기성복과 달리 이야기 하나 하나를 다양한 패턴으로 엮어내며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사극답게 궁중의 암투, 왕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 신분 상승을 향한 계급 사회의 욕구 등을 모두 담아냈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흥미로운 스토리와 명품 배우들의 호연, 총천연색 다양한 스타일의 고운 한복들은 관객의 눈과 귀를 충분히 사로잡을만 하다. 오는 24일 개봉.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