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명 1주일째
화재우려 화기도 없이 옷·침낭만 사용
제공 온기는 하루 1회식사·핫팩이 전부
노사 6년째 대립 … 그새 26명 세상떠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명이 70m 높이 굴뚝에 오른 지 19일로 1주째가 된다. 평택공장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상까지 내려가 70m 높이의 굴뚝의 체감기온은 영하 20도에 달해 결국 고공농성은 사투가 되고 있다. 고공농성 사투의 주민공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두 해고자는 지난 13일 오전 4시쯤 70m 높이의 굴뚝에 올랐다.

회사는 이들을 등졌지만 이들은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에, 혹여 높은 곳에서 화재라도 날까 봐 가스버너와 같은 화기는 가져가지 않았다.

김 사무국장은 "투쟁하는 사람들이 화기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 입고 있던 옷과 침낭만 들고 굴뚝을 올랐다"고 전했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온기는 매일 저녁 딱 한 번 올라오는 식사와 동지들이 보내주는 핫팩이 전부다.

단 한 끼 따뜻한 밥을 먹지만, 이 한 끼가 있어 버틸 수 있다는 게 두 고공농성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감기나 동상을 이겨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사측에 당장 뭘 해달라는 것은 아니라 단지 얘기 좀 하자는 것이다"며 "이미 6년이 다 돼 가는데 사측은 기다리라고만 한다. 그 사이 우리 동지 26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에 저희 해고자들이 어떻게 비춰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쌍용차 노사는 계속해 평행선을 달릴 수 없어 꼭짓점을 찾기 위한 노력에 동조하고 우리가 6년째 내밀고 있는 손을 이젠 잡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둘은 '괜찮으냐'고 물어보면 항상 '괜찮다'고만 말한다"며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2009년 쌍용차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대한 무효소송에서 '경영상 긴박한 처지에 필요한 조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해고 노동자들의 회사 복귀는 또다시 좌절됐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