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民·公 갈등상황 시기 부적절 … 2015에 함께 진행"
가스公 "올 집행 안하면 사라져" … 구 계획 반대 입장
인천시 연수구가 고민 끝에 한국가스공사에서 지원하는 가스생산기지 주변 지역 지원금 20억5000만원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구는 주민 의견에 따라 올해분 지원금을 내년에 받는 방향으로 공사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공사는 이 같은 의견에 맞서고 있어 서로 간 마찰이 예상된다.

연수구는 천연가스시설의 건설 및 운영 관련 지원 사업에 관한 공사 내부 규정에 따라 올해부터 지급되는 생산기지 주변 지역 지원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만, 구는 올해분 지원금을 오는 2015년에 내년치 지원금과 함께 받아낼 방침이다. 구는 이 같은 결정의 가장 큰 이유로 송도국제도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증설 문제를 꼽았다.

예민해진 구민들이 자칫 구가 주민의 생명을 20억5000만원과 맞바꿨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기지 증설을 두고 주민과 공사 간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공사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을 받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구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공사와 주민 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구의 목적이 동일한 만큼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올해분 지원금을 내년에 받아낼 계획이다.

실제 내부 규정에는 올해 지원금을 반드시 올해 받아야 한다는 세부 사항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지원금 지급을 위해 공사가 구에 보낸 업무 협약서 역시 관련 내용은 전무한 상태다.

구 관계자는 "올해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지급할 수 없다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을 위한 목적이 같은 만큼 협의를 통해 지원금을 내년에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는 이 같은 구의 계획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나 협약서에는 올해 지원금을 반드시 올해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 않지만, 집행 되지 않은 지원금은 없어지는 것"이라며 "구의 입장대로라면 10년치 지원금을 묵혀 놨다가 한 번에 몇 백억을 받아도 된다는 것이냐"고 답했다.

/최성원 기자 csw0405@incheonilbo.com